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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분기 역성장 전망에도 금리 동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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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코로나19 사태 '3월 정점 후 진정' 시나리오 전제…올해 성장률 2.3→2.1%로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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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1.25%로 동결했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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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공식화했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2.1%로 낮춰 제시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1.25%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가운데 동결 의견이 5명, 0.25% 인하 의견이 2명이었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판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내렸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0%를 유지했다.

이같은 전망은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을 거쳐 진정된다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 코로나19가 현재 진행 중이라 전망의 불확실성은 높다는 단서도 달았다. 정부가 마련 중인 추가경정예산은 과거 사례를 참고해 5조~6조원 규모로 반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경제에) 영향이 바로 나타나고 있다”며 “가장 큰 것은 소비위축이고, 관광산업과 음식·숙박,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에 충격이 상당 부분 집중되리라 예상된다”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전기대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2~3월 실물경제 지표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1분기 기록한 마이너스 0.4%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피해업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단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부를 확인하고 △서비스업 등 취약부분에 대한 미시적 정책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으며 △가계부채 증가세와 주택시장 등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이유를 댔다. 한은 내부에서는 현재 쓸 돈이 없어서 소비,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미시적’ 조치로 이날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렸다. 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공급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비스업, 중소 제조업체에 대한 대출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예상대로 전개될지, 장기화될지 엄밀히 살필 필요가 있고 국내 수요와 생산활동 위축은 경제적 요인보다 감염 불안심리에 비롯되기 때문에 금리조정보다 취약부문에 선별적인 지원을하는 미시정책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한은도 밝혔듯 코로나19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사태 정점이 3월 이후로 미뤄지고, 국내 성장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더 커질 경우 한은이 ‘실기론’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추락한 가계, 기업 심리를 살리기 위한 선제적 차원의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 ‘인하론’이 우세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필요시 대응 여력은 남아있고, 상황 변화에 맞춰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시점은 총선, 1분기 성장률 지표 확인 등이 끝난 5월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리여부는 코로나19 장기화 여부가 관건”이라며 “코로나19가 1분기 내 진정되지 않는 경우 상반기 한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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