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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19에 재택근무?…은행 영업점에선 "먼나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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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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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소재 건물에 신한은행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해당 은행 직원은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신한은행은 보건당국의 매뉴얼에 따라 해당 영업점에 즉시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감염 우려가 있는 직원 및 관계자 19명을 14일 동안 자가격리 조치했다. 2020.2.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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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 간 인근 영업점은 폐쇄됐고 직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A씨에겐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침을 하는 고객은 애교고 손에 침을 묻혀 통장을 건네주는 고객을 만날 때는 불안을 넘어 공포를 느낀다. 주위 직원들과 은행 창구에도 교도소처럼 유리막을 설치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농반진반’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조치했지만 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기대할 수 없다. 고객과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하는 영업점의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시폐쇄 지점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나왔지만 확진자로 판명된 대한항공 승무원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하나은행 인천운영센터 내 출장소 등을 비롯한 수도권 지점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신한·KB국민·씨티 등 주요 은행 본점 일부 직원들은 이날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지만 영업점 직원들은 폐쇄되지 않은 경우 그대로 출근하고 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산 관련 규제를 풀어줘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했다고 하지만, 영업점에서의 대다수 업무는 고객들과 대면해 할 수밖에 없다"며 "영업점 직원들이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은행 업무 중 비대면 비중을 더 늘려 영업점 직원들이 조를 나눠 번갈아가며 출근하는 '순환근무'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단축근무 시행을 요구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의 노출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 달라는 바람을 담았다. 현재 9000여명의 사람들이 해당 청원에 동의를 눌렀다.

그러나 이 역시도 쉽지 않다. 현재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은 비대면 은행 업무가 불편한 고령층 고객이거나 대면 업무가 필수인 대출 고객, 기업 고객 등이기 때문이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불안해하는 영업점 직원들이 늘고 있어 순환근무 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고객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영업점의 특성상 재택근무는 힘들고 직원들이 순환근무를 하기에도 영업점의 절대 업무량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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