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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연속 37.5도 안되면 검사 안해주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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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매뉴얼에 적힌 증상 아니면 보건소가 퇴짜… 의사 요청도 거부

비판 거세자 내달부터 간소화키로

조선일보

일본 간토(關東) 지역의 국제공항에서 일하는 36세 여성은 우한 코로나에 감염됐을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1월 하순부터 발열 증세가 발생한 그는 후생노동성 전화 상담을 거쳐 보건소에서 검사받으려 했으나 감염 위험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달 중순에는 한 살짜리 아들도 발열 증세가 나타났다. 보건소는 이번에도 정부 검사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검사를 거절했다. 그는 "일본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받는 게 가능한 것이냐"고 했다.

도쿄의 호흡기 질환 전문인 '오타니 클리닉'이 이달 중순 진단한 60대 남성은 37.5도 이상의 열이 12일 이상 지속될 정도로 중증이었다. 하지만 보건소에서는 "일단 병원에 입원해서 기다려 달라. 증상이 더 나빠지면 (검사를 받도록) 도쿄도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 사례는 27일 아사히신문이 사회면 톱기사로 보도한 내용이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의 검사 태세에 대한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의사회도 26일 보건 당국이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검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있다고 폭로했다.

선진국인 일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베 내각이 만든 매뉴얼 때문이다. 감염이 의심되는 일본 국민은 후생노동성이 만든 매뉴얼에 따라 '셀프 점검→후생노동성 전화 상담→보건소 검사' 3단계를 거쳐야 한다. 증상이 있다고 곧장 검사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22일 발표한 '우한 코로나 관련 Q&A'에 따르면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먼저 '귀국자·접촉자 상담센터'에 전화해 상담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 매뉴얼은 '감기 증상과 더불어 37.5도 이상의 발열이 4일 이상 지속되거나 강한 권태감과 호흡곤란이 있는 사람'만 상담받도록 했다. 보건소에서는 이런 증상에 해당하지 않으면 검사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가벼운 증상의 감염 의심자가 한꺼번에 몰려들면 정말 필요한 중증 환자가 검사를 못 받게 된다"며 이 같은 매뉴얼을 만들었다.

또 후생노동성이 전권을 틀어쥐고 국립감염증연구소, 보건소, 지방위생연구소 위주로 검사하는 구조다. 민간 병원에서 간단히 검사할 수 있는 한국과는 다르다. 그러다 보니 지난 24일까지 일본의 우한 코로나 검사 건수는 1846건(크루즈선 검사 건수 제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사회 일각에서는 아베 내각이 오는 7월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을 의식해 검사 건수를 늘리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아베 내각은 불만이 분출하자 다음 달부터는 감염 의심자가 보건소를 거치지 않고 의료기관 판단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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