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8428125 0252020022858428125 01 0101001 6.1.2-RELEASE 25 조선일보 0 false true true false 1582826437000 1582826686000 인도 한국 비자 전자비자 잠정 중단 2002281131 related

英서 박대당한 강경화 "국제사회가 한국 신뢰"

글자크기

[우한 코로나 확산]

英외교장관이 예정된 회담 일방 취소… 대타로 보건장관 만나고 귀국

전문가 "이 와중에… 康장관,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 모르는 것 같다"

26일(현지 시각) 런던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영 외교장관 회담이 영국 측의 일방적 취소로 무산됐다.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대타(代打)로 나온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을 면담했다. 강 장관은 27일 오후 귀국하면서 "한국의 능력을 믿는다는 게 국제사회의 평가"라고 했다. 영국에서 박대받고 돌아와 '국제사회가 신뢰한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한 것이다. 또 우한 코로나의 급속 확산으로 우리 국민이 세계 곳곳에서 입국 거부와 강제 격리를 당하는 마당에 외교 수장이 코로나 대응과 무관하게 해외 출장을 갔다는 비판이 거세다.

당초 강 장관은 26일 낮 12시쯤(현지 시각) 런던에서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을 만날 예정이었다. 청와대가 올해 6월 말 서울 개최를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P4G 정상회의'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참석을 요청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P4G는 덴마크 주도로 창설된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란 일종의 국제협력체다. 네덜란드·에티오피아·베트남과 한국이 주요 참여국이다.

조선일보

영국 방문을 마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스크를 쓴 채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강 장관은 당초 예정됐던 한·영 외교장관 회담이 영국 측의 일방적 취소로 무산돼 보건복지부 장관을 대신 면담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담 직전 영국 측은 라브 장관의 "불가피한 개인 사정"을 이유로 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강 장관은 급히 계획을 바꿔 맷 행콕 보건복지부 장관을 면담했고, 우리 외교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일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이 발표한 한·영 외교장관 회담 의제엔 없던 주제다.

공식 예고된 외교 회담이 '개인 사정'으로 취소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말 불가피한 일이라면 사유가 공개된다. 하지만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명백한 '외교 결례'인데도 쉬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 대변인은 "영국 측이 사과를 표명해 온 일이고 외교 결례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2일 유럽 출장을 떠난 강 장관은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43차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했다. 한국이 올해 2년 임기의 인권이사국을 맡은 만큼, 인권이사회 참석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국내의 심각한 코로나 사태를 감안해 25~26일 예정된 독일·영국 출장은 취소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영국 방문을 강행하다 망신당한 것이다.

정부 안팎에선 "청와대가 P4G 정상회의 흥행에 대한 기대가 커 강 장관이 조기 귀국하기 어려웠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가 강 장관 출장을 통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존슨 영국 총리의 정상회의 참석을 이끌어내려 했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25일부터 한국발 외국인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내린 국가가 급증한 상황에서 강 장관이 귀국해 외교적 대응을 하는 게 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일종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강 장관은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영 외교회담 불발을 두고 외교가에선 "한국이 P4G에 아무 관심 없는 영국을 무리하게 초청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관측도 나왔다. 영국은 P4G 회원국도 아니다. 외교 소식통은 "영국으로선 강 장관의 초청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 내부에서조차 "우리 측이 눈치껏 회담을 미리 취소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강 장관이 이날 입국하며 "한국이 (코로나에) 가장 잘 준비된 나라라는 게 그들의 평가였다"고 말한 것 역시 논란을 빚었다. 확진자와 사망자 급증으로 국제사회서 외면받는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말이었다는 지적이다.

외교부는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에 나이절 애덤스 영국 외교부 아시아 담당 국무상이 배석했다"며 "국무상에게 P4G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영국의 고위급 참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