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재명 “경기도가 그리 매몰차진 않지만”… 丁총리 “국가 차원에서 명령 가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코로나19 확진환자 병상 지원 요청 / 李지사, 페이스북에 “오해다. 경증환자 수백명 수용 어렵단 뜻… 내고향 대구·경북 응원” / 박원순 “어려움 함께 나눌 것… 서울 상황 고려해 최대한 지원” / 지자체 이견에… 정세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판단할 것”

세계일보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가 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병상 지원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것과 관련해 “(대구·경북의) 중증환자는 현재 경기도 병원에서도 치료하고 있다”며 오해 불식에 나섰다.

이 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상 부족 대구 시장의 SOS에 서울만 답했다’는 기사를 공유한 뒤 “오해다. 중증환자용 음압병실은 얼마든지 수용하겠다. 다만 (대구 시장이) 요청하신 경증환자 대규모 집단 수용은 곤란하니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경기도에는 이미 대구·경북 지역 중증 코로나 환자가 음압병실에 여러 명이 와 있고 앞으로도 음압병실 여력이 되는 한 중증환자는 계속 받을 것”이라며 “안전한 음압병실에 중증 코로나 환자 수용을 거절할 만큼 경기도가 매몰차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시장께서 경기도에 요청한 것은 경기도의료원이나 성남의료원을 통째로 비워 수백명의 경증 코로나 확진환자를 수용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대량의 경증 감염환자를 원격지로 집단 이동하는 것은 ‘확산 저지’라는 의료적 측면에서 부적당하고 ▲도심의 의료원에 타지역 확진환자를 대규모 수용할 경우 도민 반발을 감당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큰 혼란과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글 갈무리.


그러면서 이 지사는 “따라서 대구의 경증 일반환자들을 경기도로 전원시키고 그 병원에 코로나 환자들을 수용하자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오늘 경기도를 방문한 행안부장관께도 같은 말씀을 또 드렸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미 해 왔던 대로 어느 지역이든 중증코로나 환자는 음압병실 여력이 허용하는 한 계속 경기도가 수용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내 고향 대구·경북의 빠른 수습을 기원하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띄우며 글을 마쳤다.

실제 현재 경기도에는 대구·경북 코로나 중증환자 2명이 명지병원과 부천순천향병원에 입원해해 치료를 받고 있다.

전날에도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도에 대구 확진자 수용 요청…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지사는 “대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며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도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정부에 ‘대구의 민간병원의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에 코로나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물론 독립되고 안전한 병원으로)’ 방법을 제안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일반병원의 협조와 법령에 근거한 강제조치 및 보상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저로서는 적절한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라며 도민에 물었다.

세계일보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구·경북의 확진 환자, 특히 중증 환자들을 서울시립병원에 모시겠다”며 이 지사와는 정반대의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은 같은 날 ‘대구·경북의 어려움 함께 나누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서울시는 5단계 위기 상황을 모두 대비해 진료체계와 병상을 확보해 놓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이미 대구·경북 지역과 핫라인을 구축해 놓았고, 몇 분이 이송돼 치료받고 계시다”면서 “앞으로도 서울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지원하겠다. 우수한 전문 의료인과 최신의 음압병상과 의료장비로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치단체마다 입장이 다를 수는 있지만 박 시장의 결정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저희 나름의 사정이 있는 것인데 지금 대구에서 보내겠다는 것이 한두 명이 아니고 수백 명”이라며 “질병이나 감염병 대응을 권역을 옮겨서 환자를 옮기는 그런 경우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대구·경북 지역 병상 부족 문제에 관해 지자체간 이견을 보이자 “국가적인 차원에서 병상 배분 명령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경북 경산 영남대에서 취재진에 “지자체의 협조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준비된 병실과 의료 자원을 어떻게 분배하고 관리할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서 판단하고 명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