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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확진자 680명 병실없어 발동동…붕괴 직면한 의료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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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공포 / 의료체계 패러다임 전환 시급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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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새 환자가 400명 이상 폭증한 대구에서 병상을 구하지 못해 자가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75세 남성이 사망하면서 대구 지역 코로나19 환자 입원·치료 시스템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13번째 코로나19 사망자인 A씨는 10년 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고 발열, 기침 등 증세가 있는 중증 환자로 당장 입원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병상을 구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자가 격리자에 대한 의료 공백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우한에서 사망자가 급증한 것은 중증 환자를 수용할 병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일부 환자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다. 이럴 때 에크모(ECMO) 같은 인공호흡기(체외막산소공급기) 등으로 긴급하게 의료 처치를 받아야 하지만 병실이 없으면 목숨을 잃게 된다. 사망자는 주로 폐 손상→호흡 곤란→신체 내 산소 공급 불능·산소 부족→패혈증 또는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악화한다. 감염 중증 환자가 꼭 입원해야 하는 이유다.

대구시는 급한 대로 증상이 심각해질 우려가 있는 입원 대기 환자를 중심으로 구군 보건소에서 전담팀을 구성해 하루 두 차례씩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대구시의사회도 의사 1명당 환자 10여 명 비율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자가 격리된 경증 환자들에게 전문 요원 100여 명을 투입해 24시간 심리상담을 통해 감시하기로 했다. 또 부족한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에서 봉사할 의료인을 모집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총 490명이 지원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병상 부족이라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임시변통적인 대책으로는 1000명 넘는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입원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대구와 함께 경북 지역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확진자 수는 1500명대로 올라선다. 음압격리병상은 대구 54개, 경북 26개에 불과하다. 정부가 지역 의료원을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해 800여 개 치료 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역부족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다른 광역 지자체에 대구 환자를 받아줄 것을 요청한 것도 대구·경북 의료 시설이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대구에 병상이 부족하다. 또 병상이 있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확진자를 바로 수용할 수 없는 곳이 많다"며 "(대응에) 지방과 중앙, 부처 구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만나 "오늘부터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전수조사를 하는데 거기서도 꽤 나올 것으로 본다"며 "확진자 수가 2000∼3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경북 지역 병실 부족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자 입원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가 지정 격리병상에서 확진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경증은 자가 격리, 중증은 병원 격리·치료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코로나19를 봉쇄하기에는 이미 상당 규모로 지역 전파가 진행됐기 때문에 완화시키는 전략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봉쇄(containment) 전략은 거의 모든 감염 환자를 병원 격리하지만 완화(mitigation) 전략은 경증 환자는 자가 격리, 중증 환자는 병원 격리를 취한다. 또한 한시적 재택근무, 영상회의, 고객 대면 응대 최소화 등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로 불리는 감염병 대응 방식이 전면 확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교수)은 "방역당국이 아무리 방역망을 넓고 촘촘하게 펼쳐도 완전히 봉쇄하는 것이 어려워지면 봉쇄와 완화 전략을 병행하는데, 우리나라가 바로 그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경증이라도 평소 심장병,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면 언제든지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반드시 상담해야 한다.

염준섭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 개개인이 방역의 주체라는 생각으로 공동체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서울 =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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