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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연준이 나서야 할 때"…美 금리 인하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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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마저 코로나19 사정권…이틀간 다우 2000P↓

지난해 레포 발작처럼…또 연준만 보는 시장

美 국채 2년 1.2%대…금리 인하 이미 반영

연준 움직이면…韓銀 등 인하 행렬 동참할듯

이데일리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25일(현지시간) 거래를 마감하며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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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경은 기자] 미국마저 ‘팬더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 공포’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시 폭락에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 역할론을 거론하고 있어서다. 패닉장에 대응해 돈을 풀어야 한다는 것인데, 연준이 먼저 움직인다면 한국은행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리 인하에 선을 그어 왔던 연준 내부에서는 최근 미묘한 변화가 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증시를 꼽는 만큼 선제적인 인하를 통해 경기를 띄워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거세질 수도 있다.

◇美까지 코로나19 사정권

26일 마켓포인트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5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79.44포인트(3.15%) 내린 2만7081.36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031.61포인트(3.56%) 폭락한데 이어 또 미끄러진 것이다. 불과 이틀간 200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현재 다수 지수는 지난해 10월31일(2만7046.23) 이후 넉달 만의 최저다. 예기치 못한 ‘레포 발작’ 이후 연준이 초단기 환매조건부채권(RP·레포) 시장에 대한 돈을 뿌리기 시작한 때다.

연준이 끌어올려 놓은 투자심리가 또다른 암초인 코로나19로 단박에 무너진 것이다. 다우 지수 외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97.68포인트(3.03%) 빠진 3128.21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5일(3117.43) 이후 가장 낮다. 나스닥 지수는 255.67포인트(2.77%) 주저앉았다.

승승장구하던 미국 증시가 패닉에 빠진 건 미국까지 코로나19 사정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민들이 노력해 달라”며 “기업, 병원, 지역사회, 학교 등이 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3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CDC의 언급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스포츠 행사, 콘서트, 비즈니스 미팅 등이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불안감은 아시아 증시로 옮겨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0.83%, 3.02%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0.79%)와 한국 코스피지수(1.28%)는 1% 안팎 떨어졌다.

◇레포 발작처럼…또 연준 찾는 시장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은 다시 연준을 찾고 있다. 레포 발작 이후 초단기 금융시장에 자금을 뿌렸던 것처럼 추가적인 완화 정책으로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5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78.3% 반영했다. 시장의 눈이 금리 인하 여부에서 횟수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다음달 인하 전망도 27.7%에 달한다. 연준 통화정책과 밀접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2269%까지 급락했다. 현재 기준금리(1.50~1.75%)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연준은 조금씩 인하 쪽으로 발을 옮겨가는 기류다. 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한 경제 컨퍼런스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면밀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은 코로나19 확산을 보며) 상황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조금 더 열어둔 발언이라는 평가다. 그는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맞춰 정책을 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최소한 올해 1분기 중국 경제에 뚜렷한 위협이 가해지고 이는 세계 경제로 번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만큼 증시 호황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인도를 공식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증시의 잇단 폭락에 대해 “우리는 지금까지 운이 좋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연준을 향해 수차례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韓銀 금리 인하 행렬 동참 가능성

연준이 행동에 나선다면 다른 나라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 역시 마찬가지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달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과 비교해 무려 11포인트 떨어졌다. 산업계가 느끼는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bp 내린 1.135%에 장을 마쳤다. 이 금리가 한은 기준금리(1.25%)보다 낮다는 것은 시장이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한은 내에서 금리 인하를 통한 심리 안정이라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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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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