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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저온서 더 강한 '엔트로피 합금' 비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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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주도 국제 공동 연구팀

적층결함에너지 측정해 원인 규명

우주·항공·수소차 등 적용 길 넓혀


영화 ‘터미네이터’에는 로봇에 액체질소를 부어 얼린 뒤 총을 쏘아 산산이 부수는 장면이 나온다. 금속이 저온에서 충격에 약한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극저온에서 오히려 충격에 강한 ‘엔트로피 합금’이 네이처에 소개돼 관심을 끌었으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드디어 그 비밀이 낮은 적층결함(stacking fault) 에너지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주도 하에 2014년부터 국내외 7개 기관과 9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가 산업에서 흔히 쓰이는 스테인리스강 대비 45%에 불과해 일반적인 금속과는 달리 저온에서 충격에 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연 3조원 규모의 국내 극저온 밸브, LNG 저장탱크 및 액체수소 저온탱크 시장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약 50조원에 달하는 극지 해양플랜트 소재부품 사업에서 기초과학과 생산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항공, 수소자동차 등의 첨단 미래 에너지 소재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바둑판 같은 격자구조의 점에 원소가 박혀 있는 결정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금속에 힘이 과도하게 가해지면 규칙적이던 원소배열의 격자구조가 깨지면서 불규칙한 적층결함이 생기는데 이때 필요한 에너지를 적층결함에너지라고 한다.

엔트로피 합금과 같이 적층결함에너지가 낮은 금속은 힘이 가해질 때 원소배열이 대칭적으로 놓이는 쌍정변형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쌍정변형을 거치면 금속 내 입자 크기가 더 작아져서 단단해지고 충격에도 훨씬 강해진다.

이번 연구 성과는 원자력연구원과 해외의 첨단 중성자과학연구시설을 활용해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를 더욱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성자 빔을 활용해 원자보다 큰 밀리미터 단위 크기의 소재를 한 번에 측정할 수 있었다. 실시간(in situ)으로 변형 중인 소재를 측정하면서 변형 공정 중의 결함 변화를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에 사용한 시험용 엔트로피 합금은 에너지 직접 조사 방식(Direct energy deposition)의 3D 프린팅 기법으로 자체 제작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원자력연구원 양자빔물질과학연구부 우완측 박사는 “두산중공업-KIST-충남대·울산대·순천대와 일본 J-PARC 시설 연구자들과의 협업으로 가능했다”며 “국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1월호에 게재됐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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