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반영안돼… 반도체 단가 하락 지속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금액지수가 14개월 연속 내리막을 나타내고 있다. 건설경기, 투자의 부진의 여파로 수입금액과 물량이 동반 하락했다. 수출금액이 수입금액보다 더 크게 내리면서 교역조건은 미·중 무역갈등이 증폭됐던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지난달 무역지수에는 코로나19의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99.29로 전년동월대비 9.4% 내렸다. 2018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부산항의 전경/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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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금액이 떨어진 건 반도체의 단가 하락이 지속되면서다. 반도체를 포함하고 있는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가 5.0% 떨어졌다. 다만 하락폭은 작년 11월(-22.7%), 12월(-10.0)에 이어 줄어드는 추세다. 이외에 제1차 금속제품(-12.3%), 화학제품(-12.6%), 운송장비(-19.5%) 등 품목도 큰 폭으로 내렸다. 제1차 금속제품과 화학제품은 글로벌 수요감소, 운송장비는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06.0으로 2.9% 하락했다. 전월 상승(7.7%)에서 전환된 것이다.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가 16.6% 늘었지만, 화학제품(-6.7%), 운송장비(-18.9%) 등이 떨어졌다. 수출물량의 하락은 지난달 조업일수 감소의 여파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금액지수는 118.38로 5.8% 하락해 9개월 연속 내리막을 기록했다. 수입물량지수도 113.39로 4.1% 내렸는데, 이는 전월대비 하락 전환한 것이다. 수입물량과 금액지수가 동반 하락한 원인으로는 국내 건설경기와 설비투자 부진이 지목됐다. 제1차금속의 물량, 금액지수가 각각 20.4%, 23.5%로 대폭 하락했다. 또 기계및장비 역시 19.3%, 19.1%씩 내렸다. 다만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석탄및석유제품의 경우 물량, 금액지수가 각각 45.3%, 50.8% 급등했다.
수출가격 하락에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은 장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9.72로 5.0%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지수가 하락한 건 26개월 연속으로, 하락폭은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했던 지난해 5월(-6.1%) 이후 최대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7.8% 하락한 95.10으로 집계됐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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