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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美 코로나19 '님비' 현상 "우리 동네에 환자 이송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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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의 코로나19 환자 이송 계획

지역 반발로 취소…정부 상대 소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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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주 코로나19 환자 격리 수용 시설에 반대하는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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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앨라배마주 시설에 수용하기로 한 미국 보건당국의 계획이 지역의 거센 반발로 취소됐다. 캘리포니아주의 코스타메이사시는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환자 이송 일시중단 명령을 받아냈다.

23일 뉴욕타임즈(NYT)는 캘리포니아와 앨라배마주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연방이나 주 정부 시설에 수용하는 계획이 각 지역 정치인들의 저항에 부딪쳤다고 보도했다. '우리 동네는 안된다'는 '님비'(NIMBY·지역이기주의) 현상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 보건당국은 그동안 해외에서 감염돼 귀국한 환자들을 군 기지와 특수 의료 시설을 갖춘 네브래스카 의료센터에서 치료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기 시작하자 증상이 경미한 일부 환자들을 다른 지역 격리시설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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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주의 코로나 19 환자 격리 수용 시설에 반대하는 마이크 로저스 하원 의원(위)과 리처드 셀비 상원 의원(아래)의 트위터. 트위터 캡처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환자를 앨라배마주 애니스톤의 한 격리시설로 이송하겠다고 23일 발표했다. 그러자 주지사부터 상·하원 의원까지 반대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최우선 과제는 앨라배마 주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처드 셀비 상원의원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의 전화를 했다"며 "감사하게도 이 계획은 취소됐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코스타메이사시도 같은 이유로 연방정부와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연방법원으로부터 환자이송 일시중단 명령을 받았다. 법원은 24일 열린 청문회에서 주 정부는 코로나19에 노출될 위험 등에 대한 코스타메이사시 주민들의 의문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달 2일 양측의 입장을 다시 청취한 뒤 격리시설 설치와 환자 이송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기로 했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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