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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 막고 대구 왜 막나" 대구 봉쇄 거론에 끓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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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회의 뒤 “최대한 봉쇄”

논란 커지자 “우한처럼 안한다”

충남·전주 등 대구행 버스 중단

문 대통령, 여야 대표 회동 추진

정세균 총리, 대구 남아 진두지휘

야당 “봉쇄 발언, 국민에게 대못질”

대구의료원장, 문 대통령에 호소

“물품 부족…묻지말고 지원해 달라”

중앙일보

25일 오후 대구시 공평동 대구시티센터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대처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대구광역시청을 방문해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대구의료원 등을 방문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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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의 섣부른 ‘봉쇄’ 발언이 대구·경북(TK)의 마음을 봉쇄했다. 25일 오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구·경북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 조치를 넘어서는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해 확산을 조속히 차단하기로 했다”고 고위 당·정·청 협의회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 발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0명을 돌파한 것에 더해 대구 시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봉쇄 정책’에 대한 기자들의 추가 질의에 홍 수석대변인은 “최대한 이동 등 부분에 대해 일정 정도 행정력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구를 중국의 우한처럼 지역적으로 봉쇄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표에 대구·경북 지역은 물론 정치권이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급히 “지역 봉쇄가 아니라 확산 차단을 의미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발표 세 시간 뒤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고위 당정 협의회 브리핑에서 ‘대구·경북에 대해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있었으나 지역적 봉쇄를 말하는 게 아니고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는 입장을 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에 직접 내려가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아서”라며 같은 해명을 다시 했다.

대통령의 두 차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충남도와 전북 전주, 경기도 안성시 등이 대구행 시외버스 노선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불안감도 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대구에 사는 게 죄인 것 같다” “정부가 대구 사람을 버렸네요” 등의 글이 쏟아졌다. 대구에 사는 직장인 이지윤(35)씨는 “지금까지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지금 와서 마치 모든 코로나19 전파 원인이 대구·경북에서 비롯된 것처럼 봉쇄라는 이야기를 하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씨는 “스스로 가게 문도 닫고 감염병 생활수칙을 지킨 시민을 정부가 버렸다”고도 했다. 대구시 달서구에 사는 퇴직 교사인 최봄보리(67)씨는 “큰 상처를 주는 말”이라고 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봉쇄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부정적이고 경우에 따라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에 세 시간 가량 머물렀다. 특별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 시민 여러분, 힘내십시오”라고 회의를 시작한 뒤 “특별교부세와 예비비를 포함한 긴급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해 나가겠다.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우린 스스로 가게 문도 닫았는데, 정부가 대구 버렸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초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이번 주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통합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성엽 민생당(가칭) 대표 등이 참석하는 여야 대표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유완식 대구의료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며칠 내로 동날 물품도 있으니 얼마나 필요하냐고 묻지 마시고 무조건 주면 아껴 쓰겠다”고 인력과 시설, 물자 부족을 호소했다. 27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구시 남구의 조재구 구청장은 “남구청 재정이 전국 꼴찌다. 제발 도와 달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동대구역에서 소상공인들을 만난 문 대통령은 “정부에서는 대구의 경제적 어려움을 대구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세균) 총리가 상주할 건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부터 대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은 정 총리는 대구시청을 방문해 “순시나 격려를 하기 위해 온 게 아니라 일을 하러 왔다”며 “대구가 힘든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고, 눈물까지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수습에 나섰지만 미래통합당 등 야당의 비판 공세는 계속됐다. 대구 지역 의원들은 ‘봉쇄 정책’을 언급한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중국인 전면 출입금지를 통한 초기 방역에 실패한 정부가 코로나19가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자 대구·경북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으로 대구 시민에게 큰 상처를 준 것도 모자라 ‘대구 봉쇄’라는 말까지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은 “중국 ‘봉쇄’는 못하면서 국민들에게 ‘봉쇄’ 들먹이며 대못질하는 못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봉쇄’ 발언에 대해서는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 TK 담당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에 “왜 이런 배려 없는 언행이 계속되는지 비통한 심정이다.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겠지만, 그것을 접하는 대구·경북 시민들의 마음에는 또 하나의 비수가 꽂혔다”고 적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봉쇄’는 방역 용어의 하나며 강력한 방역 정책을 의미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김강립(보건복지부 차관)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라면서 “중국 우한시와 같이 지역 자체를 봉쇄한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봉쇄 전략은 영어로 ‘containment’라고 하는데 최대한 발생 초기 단계에서 추가 확산을 차단하는 장치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걸 차단하든지, 접촉자를 빨리 찾아내 추가 확산을 방지하든지, 조기에 검진을 좀 더 한다든지 등으로 확산을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무총리가 직접 대구에서 방역 상황을 점검하는 중대본부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지역적 봉쇄 상황이라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의 오해가 없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태윤·정종훈 기자

대구=김윤호·백경서·김정석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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