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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가계 빚 1600조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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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가능소득 대비 빚 비율 186%

OECD 평균 130% 크게 웃돌아

가계 빚 잔액이 1600조원을 넘어섰다. 1년 동안 64조원가량 늘었다. 연간 증가속도는 더뎌졌지만,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계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25일 ‘2019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300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해 4.1%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대부업체 등 금융사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 등 갚아야 할 부채를 합한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 잔액은 1504조4000억원, 판매신용 잔액이 95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증가율 4.1%(전년 동기 대비)는 3분기(3.9%)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가계신용 증가율은 2016년 4분기 11.6%까지 치솟은 뒤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하락했다. 이 흐름이 4분기에 끊긴 것이다. 4분기 증가 규모(27조6000억원)만 따로 떼서 봐도 전 분기(15조8000억원)와 2018년 4분기(22조8000억원)보다 많다. 하지만 연간 전체 증가 규모(63조4000억원)는 2016년 이후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3분기 말 기준 96.6%로 확인됐다. 2분기(95.6%)보다 다소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지만, 명목 GDP 증가율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라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비중이 어느 정도 돼야 위험 수위인지 판단은 어렵지만, 대출이 가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2분기 기준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6.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국 평균인 130.6%(2018년)를 크게 웃돌았다.

예금은행은 신용대출이 늘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줄면서 3분기보다 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다. 기타금융기관에선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모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등 정책금융 일부가 주택금융공사에 양도된 데 따른 것”이라며 “보험회사 등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도 전 분기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4분기 판매신용은 카드회사를 중심으로 4조6000억원 증가했다.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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