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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東 코로나 진앙지로… 이란, ‘제2의 중국’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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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95명… 사망 15명 세계 2위 / 주변국 확진자들 이란서 감염 / 노동자·순례자들 왕래도 잦아 / WHO “세계적 대유행 아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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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처방약 구입 긴 행렬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 내 한 국영 약국이 처방 약을 받기 위해 줄 서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2018년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 뒤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의약품 부족에 시달려 왔으며, 코로나19 확산까지 더해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이란이 중동 지역 코로나19의 진원지로 떠오르며 주변국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바레인, 쿠웨이트 등지에서 발견된 확진자가 모두 이란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이란이 중국에 이은 제2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날까지 중동에서 확진자 수(95명)가 가장 많은 데다 사망자도 15명으로 중국 밖 나라 가운데 가장 많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란의 종교도시 곰을 다녀온 35세 남성이, 이라크 남부 시아파 이슬람 성지 나자프에서는 이란 출신 22세 신학 유학생이,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는 곰 성지순례를 다녀온 41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란 보건당국은 지난 20일 곰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시아파 종교 지도자들이 순례객 수를 제한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까지도 많은 순례객들이 사원에 모여 종교적 상징물을 만지고 집단 기도를 드렸다고 NYT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동이 여러 측면에서 감염병 유행의 최적 장소라고 말한다. 노동자, 사업가, 군인뿐 아니라 매년 수백만 순례자들이 이슬람 성지를 찾으면서 이란 국경을 끊임없이 넘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리아·이라크·아프가니스탄·예멘처럼 수년간 내전에 신음하며 보건 시스템이 붕괴된 곳도 많아 우려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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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오후 마스크를 쓰고 외출한 테헤란 시민들. 테헤란=연합뉴스


이란 내 발병 상황 통계를 두고도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다. 확진자 수에 비해 사망자가 많고, 그마저도 축소됐다는 의혹이 나온다. 곰을 지역구로 둔 아마드 아미리 파라하니 의원은 곰에서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보건당국은 즉각 반박했으나, 지난달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실 은폐 논란에 휩싸였던 정부의 공식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분위기가 아니다. 곰 의대 학장마저 국영TV에 나와 “당국이 지역 내 발병과 관련한 어떠한 통계도 발표하지 말라고 했다”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질병이 도시 전역에 퍼졌다”고 말했다. 이란 시민들은 가급적 병원을 멀리하라는 당국 발표를 무시하고 응급실로 몰려들어 검사를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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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오후 마스크를 쓰고 외출한 테헤란 시민. 테헤란=연합뉴스


주변국도 마스크 가격이 30배로 폭등하는 등 공황에 빠졌다. 바레인은 의료진에게 변변한 방호복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중동의 부국 사우디아라비아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며 의료체계를 개선했음에도 병원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의 갑작스러운 확산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하면서도 “아직은 아니라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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