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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때문에 난리인데…WHO "세계가 빚졌다" 中예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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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로 구성된 코로나19 합동조사단(단장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오른쪽 셋째)이 22일 마스크와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우한의 한 종합병원을 둘러보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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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중국에) 빚을 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현지 조사단이 24일 베이징에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공동 기자회견하면서 한 말이다. 조사단장인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을 봉쇄한 덕분에 (전 세계가)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작 중국이 코로나19를 전 세계로 확산시킨 장본인인데도 '중국 감싸기'를 넘어 '중국 예찬론'마저 펼친 WHO의 상식 밖 기자회견 내용은 삽시간에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세계인의 건강 안전을 최일선에서 수호해야 할 WHO가 중국 눈치를 보면서 늦장 대응에 나선 탓에 코로나19 확산 억제 타이밍을 놓친 것도 비난을 받고 있는데, 급기야 중국의 대응 조치를 칭찬하는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자 WHO를 향한 전 세계의 실망감이 커져가고 있다.

이날 WHO 기자회견은 중국의 대응 조치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WHO 조사단은 지난 16일 방중해 코로나19 확산 현황과 중국 대응을 살펴보고 24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에일워드 박사는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설명하면서 "수많은 데이터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으며, 중국이 취한 조치들 덕분에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역사상 가장 야심 차고 발 빠르다고 평가되는 대단한 범정부·범사회 접근법을 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세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중국의 경험과 자원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이 질병에 관해 가장 경험이 많으며 심각한 대규모 발병 사태를 호전시킨 유일한 나라"라고 띄우기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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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중국 조사팀 평가는 그동안 중국 당국의 부실한 초기 대응을 비판해온 중국 현지 매체 논조와도 다르다.

앞서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우한 내 극심한 의료시설 부족과 초기 대응 미흡 등으로 수많은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실태를 보도했으며, 중국 당국이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조사단 행보에도 중국 입김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중국을 방문한 WHO 조사팀은 애초 발병 근원지인 우한을 방문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세계적 비난이 일자 22일 돌연 우한을 찾았다. 또 정책 판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아직 팬데믹(대유행)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바라트 판키니아 영국 엑서터대 의과대학 교수는 최초 발병지인 중국뿐만 아니라 수천 ㎞ 떨어진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코로나19가 '실질적인 팬데믹'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WHO에 중국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에는 에티오피아 출신인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친중 인사라는 사실이 깔려 있다. 그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친중 발언으로 일관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일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사망자가 발생한 지 20여 일이나 지난 후인 지난달 28일에야 뒤늦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서는 "중국의 대응 능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다음 날에는 "국제 사회가 중국 조처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중국 옹호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그의 행보는 WHO 재정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2017년 5월 WHO 사무총장에 올랐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이 유엔과 WHO 기금을 삭감한 것이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에 손을 벌렸다. 중국은 2017년 5월 일대일로 지원 사업 명목으로 개발도상국과 국제기구에 향후 10년간 600억달러(약 10조4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은 그해 8월 WHO 지원 명목으로 2000만달러를 별도로 기부했다.

아울러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 눈치를 더욱 보는 이유는 그가 중국 원조를 받고 있는 에티오피아 출신인 것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 중국은 2001~2019년 국가개발은행 등을 통해 121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을 에티오피아에 지원한 바 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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