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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학생들 “우한 코로나 통제불능 韓 돌아가기 겁나"...휴학 고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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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A씨는 현재 중국 베이징의 부모님 집에 머무르고 있다. 3월 16일 개강 날짜에 맞춰 이달 28일 중국 국적 항공기를 타고 서울에 갈 예정이었다. 중국인 유학생은 한국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개강일보다 2주 먼저 들어가려 한 것이다.

하지만 며칠 새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감염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돌연 휴학을 고민 중이다. 부모님도 한국행을 말리고 이미 한국에 먼저 간 중국인 친구들도 한국에 오지 말라고 한다. 중국보다 한국의 전염병이 더 심각해 한국이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A씨는 비자와 임차한 집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가는 게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학교도, 한국 정부도 명확한 안전 대책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이번 주 중국인 유학생의 대거 한국 입국을 앞두고 한국에선 중국발 감염원 추가 유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던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청원은 마감일인 이달 22일까지 한 달간 76만1833명의 추천을 받았다. 교육부는 23일 한국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 국적 유학생 7만979명 중 3만8388명이 아직 입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중 2월 마지막 주에 1만여 명, 3월 첫 주에 9000여 명이 입국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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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김포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의 좌석이 많이 비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월 초 ‘김포-베이징’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독자 제공


지금 중국에선 오히려 한국행을 앞둔 자국 유학생에게 한국에 가지 말라 한다. 중국은 이미 바이러스가 통제됐는데 통제불능인 한국에 왜 가냐는 것이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엔 ‘유학생은 이번 학기 휴학하고 한국에 가지 말아라’ ‘한국은 바이러스가 너무 빨리 퍼지고 있어서 위험하다’ ‘지금 감히 누가 한국에 갈 수 있겠나’ ‘한국은 아직도 개학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정신이냐’ 같은 글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을 향해 중국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인 중국 입국 금지’ 주장보다 한술 더 뜬 것이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18일 이전 한국으로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은 1만983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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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에서 들어온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23일 아직 한국에 가지 않은 중국인 유학생에게 "한국 입국 연기를 권고한다"고 했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24일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한국 교육부가 입국 전인 중국인 유학생에게 이번 학기 휴학이나 원격 수업을 통한 학점 취득을 권했다’는 내용을 공유하며 "대사관은 중국 유학생에게 한국 전염병 진행을 예의주시하고 학업을 적절히 안배하며 자기 보호를 잘하라고 긴급 주의를 내렸다"고 했다.

중국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위험군 취급을 당한다. 베이징의 한 대학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 B씨는 "4월 말까지는 온라인 강의를 하고 캠퍼스 강의는 5월로 연기돼 한국에 가 있었는데, 단체 채팅방에서 한국인은 학교에 못 오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노골적으로 나온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발생한 전염병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황당하다"고 했다.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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