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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류현경 “내 안의 믿음은 母…‘최고의 순간’ 늘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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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문제작 `기도하는 남자`로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류현경. 제공|랠리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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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믿고 보는 배우 류현경(37)이 돌아왔다. 영화 ‘기도하는 남자’를 통해서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류현경은 한결같이 밝고 솔직하며 생기가 넘쳤다. “어쩜 매번 한결같나”라고 물으니, “달라질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특유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영화 ‘기도하는 남자’(감독 강동헌)는 지독한 경제난 속에서 개척교회를 운영 중인 목사 태욱(박혁권 분)과 그의 아내 정인(류현경 분)의 이야기다. 정인의 엄마(남기애 분)의 수술비가 급히 필요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다른 선택 속 처절한 마음을 섬세하고도 스릴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종교가 있나’라는 거였다”고 운을 뗀 류현경은 “목사라는 태욱의 직업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그것은 사실 몰입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영화적 장치일 뿐, 그저 처절한 상황에 놓였을 때 흔들리는 믿음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시나리오를 객관적으로 봤고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 먼저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극중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류현경은 "정인은 엄마한테 어리광을 부리지도 못하고, 속을 다 털어놓지도 못한다. 엄마도 들으려고 하지 않고 서로 간에 그런 말할 수 없는 그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찍으면서도 더 얘기하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내가 이래서 이랬다고 그러고 싶은데 말 못하고, 엄마도 그렇고. 그런데 촬영할 때 말하지 않는 서브텍스트 정서가 있어서, 표현해야지 한다고 표현되는게 아니라서 상황이 묵직하게 느껴지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엔딩에선 신 같은 존재라 느껴졌다. 엄마의 선택 아닐까도 싶더라. 온전히 영화로서 즐길 수 있어서 더 크게 와 닿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 어머니와 관계가 유난히 애틋하기로 소문난 류현경이다. 그는 “영화 속 상황을 실제로 상상해보기도 했는데 나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술비를 구할 것 같다. 엄마를 위해 못 할 일이란 없다”고 고민하지 않고 말했다.

“제가 신에게 의지하고 그러진 않지만, 엄마가 신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자식들을 위한 어머니들의 마음은, 행동은 신보다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요.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죠. 힘들고 지칠 때도 웃을 수 있고,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었던 건 엄마 덕분이었어요. 엄마가 ‘별 거 아니야’라고 해주면 안정이 되고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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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경은 단단한 버팀목으로 `엄마`를 꼽았다. 제공|랠리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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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의 역할을 반짝반짝 빛내온 류현경은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룬 성과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는 “울컥하고 신이 났다. 자랑스럽고 뿌듯하더라.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새삼 더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힘들고 지칠 때 갈증이 심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면 항상 ‘나의 최고의 순간’을 떠올린다. 내게 꼭 맞는 작품, 꼭 맞는 역할, 모든 게 딱 자연스럽고 알차게 들어 맞는 그런 순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기생충’을 보면서 모든 배우들이 어쩜 역할에 꼭 들어맞아 저런 완벽한 하모니를 낼까 너무 짜릿했어요. 저 역시 제게 그런 딱 맞는 옷을 입고 마음껏 자유롭게 연기하고 만족할 수 있는 순간을 맞고 싶어요. 그런 순간을 상상하며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나아가고 있죠. 지칠 새요? 그런 건 없어요.(웃음)”

끝으로 그는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고, 무엇보다 내 나이에, 지금의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며 “나와 함께 내 연기가, 캐릭터가 함께 늙어갔으면 좋겠다. 그것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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