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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경제 회복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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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소프트 랜딩]27일 경제전망 발표하는 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얼마나 낮출까

머니투데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국내 전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확진자 수는 833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7명이나 발생했다. 특히 대구·청도 지역에서는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환자들이 집단 발병하면서 급기야 정부는 이들 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는 무엇보다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이겠으나, 연초 들어 완만하게 회복 흐름을 타기 시작한 한국 경제에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미칠 충격 또한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우한과 후베이성 일대는 자동차 등 각종 제조 공장이 밀집한 곳으로 이미 산업활동이 지난 설 연휴를 전후로 거의 중단된 상태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대도시 지역까지 인적이 드물 정도로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이미 중국의 1분기 경제에 대해서 기대치가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글로벌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먼저 코로나19 사태가 1분기 내에 종식되고 후베이성 외 지역에서 공장 가동이 신속히 정상화될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5.3%,으로 낮아지겠지만 연간으로 5.9%를 기록해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공장 가동이 1분기 이후에도 정상화가 되지 않고 지연될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4.2%, 연간으로 5.7%로 낮아지고, 4월까지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경우 1분기 성장률은 3.5%, 연간 성장률은 5.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8%에서 5.2%로 하향했고, 주요 20개국(G20)의 경제성장률도 2.4%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도 만약 2분기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다면 중국의 연간 성장률은 훨씬 낮은 4.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교통·소매·관광·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소비가 줄면서 중국 내수 경제에 충격을 주는 한편 소재 및 부품 등 수출 감소로 중국 외부의 공급망을 연쇄적으로 붕괴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아이폰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애플이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해 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인 충격이 중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문제는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의 대중 수출(홍콩 포함)과 입국하는 방문객의 대중 의존도는 거의 30%를 상회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 100% 수입하는 자동차 배선 관련 부품인 와이어링하네스가 중국 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내 재고가 떨어지자 결국 현대기아차는 물론 국내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 공장들이 연쇄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글로벌 IB와 신용평가회사들은 이러한 중국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지적하면서 일제히 한국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건의 경우 올해 한국 경제의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3%를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이 중국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생산과 수출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무려 0.5%포인트 하향한 1.6%로 제시했다. S&P는 코로나19 사태로 인구 이동 감소와 소비 심리 악화 그리고 중국과 연계된 한국 기업들의 공급망 차질 등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1%에서 1.9%로 낮췄으며, 영국의 캐피털이코노믹스도 2.5%에서 1.5%로 무려 1.0%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단기간에 종식되더라도 한국의 성장률이 연간 1.8%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았으며, 최악의 경우엔 중국발 경기침체의 충격으로 한국 경제 1분기 성장률은 –2.9%, 연간 성장률은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당초부터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2%로 깜짝 성장을 하면서 올해 1분기는 그에 따른 역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 정부의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는 성장률 1.2%에서 1.0%포인트나 차지할 만큼 민간 경제의 동력은 미미했고, 1분기 특성상 예산을 빠르게 집행해서 지난 4분기 만큼 투자와 소비를 늘리는 정부의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지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더욱이 플러스 회복을 예상했던 수출 실적의 경우 1월~2월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0.01%에 그쳤고, 2월 1~20일까지의 일별 평균 수출액은 -9.3%로 수출 부진이 오히려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현재의 경제지표는 아직 코로나 사태가 제대로 반영이 안된 상황이며, 3~4월에 가야 현재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담긴 지표들이 발표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판단할 수있는 객관적 지표들이 부재한 상황이다. 다만 경기를 선반영하는 금융시장의 경우 환율은 24일 1220원대까지 급등했고, 코스피지수는 2100선 마저 붕괴됐다.

오는 27일 한국은행은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과연 한은이 올해 전망치를 기존의 2.3%에서 얼마나 낮출 지가 관건이다.

현재로선 하향 조정을 하더라도 2% 대를 유지할 것이 유력해보이지만 만약 한은마저 1%대 전망치를 내놓는다면 올해 한국 경제의 회복세는 물건너간 셈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경제 회복세가 지연되면 내년 한국 경제 회복 여부도 낙관할 수가 없게 된다.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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