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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막전막후]'심각 격상'에 온도 확 바뀐 K리그, '무관중 강행' 쟁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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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긴급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프로축구연맹 회의실 모습.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무관중 경기 강행도 따져보니 문제점이 많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긴급이사회를 통해 사상 초유의 K리그 개막 잠정 연기 결정을 내린 가운데 막판까지 ‘무관중 경기’를 통한 일정 강행을 두고 견해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연맹은 새 시즌 K리그 개막을 닷새 앞둔 2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코로나 여파로 개막 잠정 연기를 확정했다. 지난 21일 K리그1·K리그2 대표자회의를 열고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지역에서 열리는 2경기(대구-강원전, 포항-부산전)만 연기하기로 뜻을 모았는데 불과 사흘 만에 리그 전체로 확대된 것이다. 사흘 전만 하더라도 확진자가 204명에 불과했지만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763명으로 늘어났고 사망자도 7명이나 발생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A구단 단장은 특정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잠정 연기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대표자회의 이후 코로나가 한풀 꺾이기는 커녕 확진자 그래프가 치고 올라갔다. 여기에 정부가 위기단계를 최고인 ‘심각’단계로 격상한 게 컸다”고 말했다.

다만 대표자회의와 이사회에 참석한 일부 기업구단 단장 사이에서는 무관중 경기를 통해서라도 정해진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지만 중계방송을 통해서 K리그에 대한 관심은 유지하면서 상황에 호전될 때 관중을 자연스럽게 유치하는 게 낫다는 견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관중 경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랐다. A구단 단장은 “아무리 무관중이라고 해도 선수 40~50명이 호텔 숙박부터 이동 등을 해야 하는 데 지역 사회에서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또 시도민구단은 지자체 행사가 모두 취소되는 상황에서 축구단만 홈경기를 개최하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무관중 경기하면) 시즌권을 환불해달라는 일부 팬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일부 구단은 홈 경기 입장 수익 등이 날아간 상황에서 ‘선수에게 승리수당 등을 다 챙겨줘야 하느냐, 선수도 고통분담을 같이 해야하지 않겠느냐’ 등 고민이 많더라”고 전했다.

무관중 경기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지만 잠정 연기에 견해가 모인 건 ‘3월까지 4경기’는 버틸 공간이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이종권 프로연맹 홍보팀장은 “최대한 (리그 경기가 없는) A매치 데이를 활용하고 12월 초·중반까지 시기를 확대하면 예정된 팀 당 38경기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가 지난 대표자회의를 통해 향후 코로나 사태에 관한 전체적인 대처를 프로연맹에 위임하기로 한 결정에서 비롯됐다. A구단 단장은 “(무관중 경기 등 무리하게 운영하지 말자는) 연맹 뜻을 더 존중하자는 견해가 모였다. 특히 프로 종목인 만큼 국민으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기 때문에…”라고 강조했다.

물론 4월 이후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리그 축소 운영은 불가피하다. 꽃피는 봄날 관중 유치가 가로막힌 구단들은 너나할 것 없이 속이 타는 심정이다. 하지만 ‘소탐대실’을 최대한 피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 정부가 중대 고비로 여기는 향후 7~10일을 초조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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