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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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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우한 코로나(코로나 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둔 상장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 감염을 피하기 위해 주총장을 찾는 주주들의 발길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의결정족수 확보를 위해 소액 주주들의 한 표가 절실한 회사들에는 비상사태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주주들에게 주총장을 찾아달라고 적극 독려하기도 부담스럽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코로나가 크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총을 한 달여 앞두고 상장사들은 주총장을 변경하거나 전자투표제 도입에 적극 나서는 등 코로나로 인한 '주총 대란'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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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룰'에 코로나까지, 감사 선임 '막막'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감사 선임 안건을 처리해야 하는 기업들이다. 감사나 감사위원을 뽑으려면 발행 주식 25%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이른바 '3%룰'로 인해 감사 선임 안건은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추가로 22%를 확보하지 못하면 감사를 새로 선임할 수 없는 것이다.

예전엔 섀도보팅(shadow voting·의결권 대리 행사) 제도가 있어 의결정족수를 채우는 데 문제가 없었다.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주총에서 나온 찬반 비율대로 투표한 것처럼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7년 말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기업들이 감사 선임에 곤란을 겪기 시작했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 등 안건이 부결된 상장사는 2018년 76곳에서 지난해 188곳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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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소액 주주들의 주총 출석이 불확실해지면서 대규모 기관 투자자가 없는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정족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코스닥 상장사 1298곳 중 41.9%인 544곳이 이번 정기 주총에서 감사 및 감사위원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올해 주총에서 상장사 283곳이 감사 선임에 실패할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 악재까지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상장사가 감사를 선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자회사를 둔 기업들은 회계감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업무가 마비되면서 현지 결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정기 주총 개최 4주 전까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와 감사인에게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하고, 감사인은 주총 1주 전에 감사 의견을 담은 감사 보고서를 내야 한다. 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금융위에 감사 보고서 제출 시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총장서 체온 재고, 전자투표 도입

기업들은 소액 주주를 모으는 한편 주총에서 코로나가 확산되지 않게 하기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다. 다음 달 20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주총을 여는 효성ITX는 지난 21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내면서 '총회장 입구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또는 디지털 온도계로 참석 주주의 체온을 측정하고 발열이 의심될 경우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주총을 회사가 아닌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 주총장을 바꾼 대외적 이유는 '주주 편의' 때문이지만, 사내에 소액 주주 수천명이 몰리면 코로나 방역이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액면분할 이후 처음 열렸던 지난해 주총에는 소액 주주 1000여 명이 서초 사옥에 한꺼번에 몰려 큰 혼란을 빚은 바 있다. 올해 주총 장소인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은 수용 인원이 2000명이 넘는다.

전자투표 활성화도 대응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전자투표를 도입하면 주주가 직접 주총장에 출석하지 않아도 모바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전 계열사가 올해부터 새롭게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것을 비롯해 현재까지 전체 상장사(2354곳)의 63.1%인 1486곳이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전자투표 계약을 체결했다.

예탁결제원도 코로나로 인해 주총 개최에 어려움을 겪는 상장사들을 위해 올해에 한해 전자투표 관리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수지 기자(sj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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