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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 야구팬들 '사인 훔치기' 내부 고발자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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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슬래틱스 투수 파이어스, 폭로후 첫 등판에 열띤 환대

당시 팀 동료들은 "배신자" 비난

조선일보

미 프로야구(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를 폭로했던 내부고발자 마이크 파이어스가 24일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미소 짓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 야구 팬들이 '내부 고발자'에게 응원 박수를 보냈다.

우완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35·오클랜드 애슬래틱스·사진)는 24일(한국 시각) 미국 애리조나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맞붙은 2020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장내 아나운서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가장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힘을 얻은 파이어스는 2이닝 1삼진 무실점 하며 타자 여섯 명을 깔끔하게 돌려세웠다.

이날 등판은 파이어스가 지난해 말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를 폭로한 후 처음 나서는 자리여서 현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애스트로스 소속이었던 2017년 구단 차원에서 불법 카메라 등을 동원해 상대팀 사인을 훔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고, 애스트로스는 월드시리즈 우승 자격 박탈 논란에 휩싸였다.

파이어스는 경기 후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맙다"며 "지나간 일들은 다 잊고 오직 야구만 생각하면서 새 시즌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폭로 이후 혹독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애스트로스 선수들은 그를 배신자라고 비난했고, 일부 팬은 살해 협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이어스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보복이 두려웠다면 안 했을 것이다. 나도 당시 애스트로스의 일원이었기 때문에 향후 출전 정지나 벌금 등의 징계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 우승 반지를 내놓으라고 해도 괜찮다. 그게 내 야구 인생의 끝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밥 멜빈 애슬래틱스 감독도 힘을 보탰다. 멜빈 감독은 "클럽하우스 안에서 벌어진 일은 보통 비밀에 부치지만, 이 사안은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섰다. 파이어스에겐 대안이 없었다"고 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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