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8340033 0682020022558340033 05 0501001 6.1.2-RELEASE 68 동아일보 0 false true true false 1582567200000 1582567316000 축구협회 코로나19 여파 FA컵 K3 리그 일정 연기 2002250501

“동료 도우미役 재미있어… 리그 4연패 디딤돌 되겠다”

글자크기

‘41세 K리그 최고참 선수’ 전북 이동국

동아일보

K리그의 ‘전설’ 전북의 이동국이 20일 전북 완주군 전북 현대모터스 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2017년(왼쪽)과 2019년 K리그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고 있다. 최근 전북의 3연패를 함께해 왔듯이 K리그 최초 4연패의 디딤돌이 되는 게 그의 목표다. 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만약 전북이 아니고 중하위권 팀이었다면 은퇴를 강요당했을걸요? 그 덕분에 지금도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죠.”

최근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프로축구 K리그 최고참 선수 전북 이동국(41)은 “내 머릿속에는 거창한 체력관리 비법이나 축구 기술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고 말했다. 축구가 아직도 어렵기만 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오른손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며 “1990년대에서 2020년까지 정말 흘러가는 대로만 왔다”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는 게 진심으로 느껴졌다. 그는 “1998년 포항에 입단했을 때 최고참 선배들이 30대 중반이었는데 내 나이가 그 이상이라니 놀랍다. 신기한 건 입단 때 프로필에 기입한 키가 185cm인데 지금은 187cm다. 나도 모르는 새 더 컸다. 예전보다 운동량이 많지 않은데도 살은 빠지고 있다. 아마 몸이 ‘100세 시대’에 맞게 진화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동국은 최근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 2만 장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자칫 축구 인생을 멈출 뻔했던 자신에게 기회를 준 구단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보답을 하고 싶어서였다.

국가대표 선수로도 A매치를 100회 이상 뛴 그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 위기에 처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28)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이동국은 2007년 1월 EPL 미들즈브러에 입단해 두 시즌을 뛰었다.

“손흥민은 정말 대단한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죠. 대표팀에 흥민이를 살려 줄 좋은 선수가 한두 명 더 있으면 훨씬 나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죠. 아무쪼록 빨리 부상에서 돌아오기만을 바랍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전설’이다. K리그 통산 득점과 공격 포인트 1위에 모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래도 그는 겸손했다. “개인적인 욕심은 내려놓은 지 오래됐어요. 지도자가 된 동갑내기들이 해주는 ‘더 뛰어라. 너를 보며 우리가 대리 만족을 느낀다’는 말의 의미를 곰곰이 되새기죠. 갖고 있는 기록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주변에서 만들어 준 거라 생각해요. 많이 뛰면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것도 좋지만 동료들의 장점을 살려주는 플레이가 재미있어요.”

지난 시즌을 마치고 1년 재계약을 한 그는 “아직은 경기력 면에서 쓸모가 있다고 구단이 판단해준 것 같다”고 했다.

“매 시즌 5경기 정도는 최상, 5경기 정도는 최악의 플레이를 하는 것 같아요. 그 차이를 줄이는 게 숙제입니다. 최악의 경기가 더 많아지면 바로 은퇴 얘기가 나오겠죠. 그게 갈 길이 많이 남은 젊은 선수들과 다른 점이죠.”

그는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EPL 경험이 독이자 약이었다고 회고했다.

“무릎 수술 후 2006년 10월에 복귀해 한두 경기만 뛰다가 급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1년 정도 미루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몸이 부상당하기 전과 너무 다른 걸 몰랐거든요.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깨지면서 배웠으니까요. 축구 유학 다녀왔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을 돕는 것 말고 개인적인 목표는 정말 없느냐고 다시 물었다. 잠시 생각을 한 그의 대답은 역시 ‘주장’다웠다.

“K리그 역대 최초의 4연패와 팀 최다 우승 8회는 이루고 싶네요. 꼭.”

인터뷰를 마친 뒤 그는 짧은 낮잠을 자러 간다고 했다. 오후 훈련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