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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젠 부산도 위험하다…온천교회 또 14명 확진, 요양병원은 통째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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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공포 / 집단감염 우후죽순 ◆

매일경제

24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역을 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 병원 사회복지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병원을 코호트 격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부산 의료기관이 코호트 격리된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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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00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라면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명 선을 이번주 중 넘길 것으로 보인다. 24일 신천지 교인·접촉자 중에서 신규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확진자가 하루 만에 230명 이상 증가한 총 849명을 기록했다.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지만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와 규모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환자 급증 추세를 당분간 꺾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한꺼번에 확진자 숫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동선·접촉자 파악이 사실상 어려워진 데다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환자도 잇따르면서 정부도 방역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방역의 무게중심을 감염 원천 차단에서 한발 물러서 확진자 조기 발견을 통한 치료로 옮긴 것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은 "정부 방역대책의 핵심은 코로나19 환자를 최대한 경증 상태에서 초기에 발견해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특히 대구 지역에서 가능하면 향후 4주 이내에 상황을 조기 안정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앞으로 2주간 감기 증상을 보이는 대구시민 2만8000여 명에 대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기침 등 감기 증상이 코로나19 초기 증상과 구별하기 힘든 만큼 감기 증상자까지 검사해 대구 지역 확진자를 조기에 가려내 치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감기 증상 환자) 2만8000여 명에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검사 대상자 9000여 명을 합쳐 총 3만7000여 명에 대해 향후 2주 안에 집중 검사를 실시하고 이 가운데 확진자로 판명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가 전날보다 210명 이상 증가해 680명을 넘어섰다.

대구·경북 의료 기관에서도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구 서구보건소에서는 신천지 교인으로 드러난 감염 예방 총괄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고 보건과 소속 직원 3명도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격리 통보 전까지 신천지 교인이란 사실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청은 보건과가 있는 보건소 4층을 폐쇄했다. 경북 칠곡에서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 발생해 청도 대남병원처럼 병원 내 집단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입소자 중 어머니 한 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으로 확인됐다. 시설 입주자 28명과 직원 7명은 시설에 격리됐다. 주한미군에서도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24일 주한미군은 대구기지 미군 가족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61세 여성으로 지난 12~15일 대구 캠프워커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국내 시설과 병력에 대한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중간'에서 '높음' 단계로 올렸다. 해당 확진자의 접촉자 등을 조사 중이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가 60%,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자가 15%, 해외 유입이 4%이며 나머지 21%는 아직 감염 경로를 몰라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내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경기도 김포에서 발생한 생후 16개월 여아 확진자는 현재 양성으로 판정된 아버지와 함께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에서 발생한 4세 확진자 역시 양호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2명 더 발생해 부산 전체 확진자가 38명으로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부산에서 발생한 첫 번째 확진자(19·남성·동래구)가 신도로 활동했던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만 2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40%에 달해 전국 최고령 지자체인 경북 의성군도 코로나19로 발칵 뒤집혔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행을 떠난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39명(서울 거주 가이드 1명 포함) 중 31명이 감염됐는데 이 중 19명이 의성 거주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의성 확진자들은 귀국 다음날부터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일주일간 의성 관내 경로당과 온천, 요양원, 장례식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됐다. 확진자 중 1명은 아이돌보미 활동까지 했다. 지난 23일까지 이들이 접촉한 사람만 18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의성 = 우성덕 기자 / 서울 = 서진우 기자 / 정슬기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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