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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코로나 은행 강타…영업점 폐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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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감하며 환전소 매출도 반 토막 난 가운데 서울 명동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려는 외국인들이 서성이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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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코로나19가 금융권도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문을 닫는 은행 지점과 출장소가 속속 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영업 중인 지점도 회의와 PB 상담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방문객도 급격히 줄면서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성남공단금융센터, KB국민은행은 대구PB센터·출장소와 대구3공단종합금융센터를 폐쇄했다. 우리은행도 대전 노은지점과 인천 부평금융센터 2곳을 폐쇄했고, 하나은행은 포항지점·경희대 국제캠퍼스 출장소 문을 닫았다. 이들은 지점 내 확진자가 나왔거나 확진자가 내방한 지점들이다. 국민은행 대구PB센터와 같은 건물에 입주한 KB손해보험 등 KB금융 계열사 영업점도 25일까지 문을 닫는다. NH농협은행은 경북영업부, 포항시지부, 대구 칠성동 지점을 임시 폐쇄했다. 폐쇄 지점들은 방역 조치 후 이틀이 지나면 다시 문을 연다. 하지만 현재 영업 중인 지점들 상황을 고려하면 업무를 재개한다 해도 코로나19와 관련해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면 상담이나 회의를 포함해 은행 일상 업무 상당수가 멈춰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소속 PB팀장은 "이번주 상품 가입을 위해 방문하려던 고객이 예약을 취소했다"며 "해당 상품이 이번주에만 판매되는데도 연세 있는 고객 대부분은 집에서 나오기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은행을 찾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다.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은행 지점장은 "평소보다 방문자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내방 고객도 줄었지만 은행 직원들이 외부로 영업을 못 나가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기업 등 은행 우량 고객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회의를 꺼리면서 은행 영업활동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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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포비아(공포증)'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명동 소재 한 환전소에서 만난 A씨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번진 이후로는 지폐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중국 위안화를 일절 받지 않고 있다"며 "최근 관광객도 줄면서 환전소 매출은 반 토막 났다"고 우려했다.

중국계 고객이 많은 은행 지점들은 두 시간에 한 번씩 출입문을 소독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포비아에 반발하는 고객도 나오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만난 한 시중은행 팀장은 "중국인 고객 한 분이 소독하는 모습을 보고 '중국 동포라고 위화감을 조성하냐'며 화를 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 내부에서는 코로나19발(發) 각종 기현상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부서 간 이동과 접촉을 금지해 바로 옆 부서와도 업무 협의를 전화나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각 은행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종합상황실이나 TFT(태스크포스팀)도 꾸렸다. 신한은행은 필요시 즉각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상태다. 한편 25일 예정돼 있던 금융감독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의 조찬 회동은 하루 전인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다음 분기로 연기됐다.

[김강래 기자 / 이새하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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