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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신천지 “신도들에게 연락 중”…지역 사회는 여전히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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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확진자 절반 이상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대구시, 경찰 618명 동원 교인 242명 소재 파악 나서

각지에서 예배 참석…‘무더기 추가 확진’ 가능성도

경향신문

김시몬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대변인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23일 유튜브를 통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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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구시가 신천지 교인에 대한 전화조사를 벌인 결과 1200여명에게서 “코로나19 증상이 있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단 결과에 따라서는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핵심적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신천지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보건당국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신천지를 통한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과 경찰은 미응답 신도의 주거지를 직접 찾는 등 긴급 소재 파악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천지가 제공한 명단에만 의존하지 말고 압수수색 등 어떻게든 신천지 교인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31번째 확진자 ㄱ씨(61·여)와 함께 지난 9·16일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본 1001명과 정부가 신천지로부터 추가적으로 확보한 명단 등 9336명에 대해 전화조사를 벌인 결과 1276명(13.7%)에게서 “증상이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전체 명단 중 대구 외 지역의 교인 수는 3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아직까지 670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시와 각 구·군은 지난 19일부터 100여명의 직원을 연락 업무에 투입하고 있지만, 하루 사이 40명만이 추가로 확인되는 등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오후부터 618명을 투입해 신천지 교인 242명에 대한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소재를 확인한 뒤 보건당국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대구시는 유증상자 1276명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파견된 공중보건의 51명과 간호사 10명 등 61명을 추가 투입해 검체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증상이 없다”고 답한 신천지 교인 7390명에 대해 의심증상 발생 여부와 자가격리 이행 여부 등을 하루 2차례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신천지 대구본부교회 등 3곳, 센터 11곳, 복음방 11곳 등 25개 관련 시설에 대해 지난 18일 이후 폐쇄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오후 4시 현재 확진자 602명 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사례가 329명(54.7%)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공식 입장을 내고 “신천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보건당국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천지 관계자는 “교회 성도 24만5000명 모두에게 외부 활동을 자제할 것을 공지했다. 대구교회의 연락이 안되는 신도 670명도 적극 연락해 417명에게 검사를 받도록 했다”며 “이 중 장기간 출석하지 않아 연락이 안되는 성도 253명에게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연락 중”이라고 했다.

이어 “(신천지 성도는) 당국의 방역 조치를 믿고 일상생활을 해온 국민들의 일부”라며 “코로나19는 중국에서 발병해 한국으로 넘어온 병으로 신천지 성도는 최대 피해자다. 혐오와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27·여)가 신천지 대구교회뿐 아니라 울산교회 예배에도 참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울산 등 지역사회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울산시는 대구에 거주하는 확진자가 지난 9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이어 16일 신천지 울산교회 예배에도 참석한 것을 확인했고, 당일 오후 3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함께 있었던 교인 233명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울산시는 신천지 울산교회 측으로부터 자발적으로 관련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교인은 신천지 울산교회 측이 전날 확진자 발생 이후 자체적으로 모두 자가격리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울산시는 자가격리 여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날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내 신천지 교회를 전면 폐쇄한 데 이어 신천지 교회 및 부속기관 170곳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도내 신천지 교회 8곳을 모두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천지 특성상 그들이 제공한 명단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정부는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전수조사를 위한 신도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썼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대구 신천지 예배에 참석했던 사람 중 서울 소재 참석자 17명의 명단을 (신천지로부터) 받아 추적을 마쳤지만, 명단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백경열·고희진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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