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대구 출퇴근 직원 재택근무 명령… 산업계 '셧다운 초비상' [코로나 공포 확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확진자 나온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이틀간 폐쇄 후 24일 오후 재가동
GS칼텍스 대전 기술연구소
확진자 가족 접촉 직원 나오자 긴장
음성 판정에 3일만에 정상운영
구미에 공장 많은 LG 계열사
대구·청도 거주자는 출입금지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23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임시휴업을 한 상가연합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 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직원이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전 사업장이 일시 폐쇄됐으며, 대구·경북지역에 사업장을 둔 주요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확대하는 등 사태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정유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수출물량 감소와 항공유 및 연료유 판매 감소 등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구·경북 사업장 코로나 '영향권'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직원이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전 사업장이 일시 폐쇄됐다. 삼성전자는 확진자 확인 직후 접촉한 동료들을 즉시 자가격리 조치하고 사업장 전 직원을 조기 귀가시켜 사업장을 비운 뒤 정밀방역을 실시했다. 다만 구미사업장은 전 시설 방역을 거쳐 24일 오후부터 재가동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전 기술연구소를 21일부터 주말까지 일시 폐쇄했다. 연구소의 한 직원이 대구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가족(감염의심자)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해당 직원은 재택근무로 격리 조치하고 21일부터 연구소를 닫고 전체 방역을 실시했다. 해당 직원은 코로나19 정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고 연구소는 24일부터 정상운영한다.

기업들은 사업장 폐쇄를 우려해 우선 방역에 주력하고 있지만 감염 확진자가 나오면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자 해당 지역 산업현장은 초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대구·경북지역 등 국내외 출장 자제, 다중집결행사 취소 등 예방조치를 취했다.

대구, 청도와 가까운 경북 구미에서 다수의 공장을 운영하는 LG 계열사들은 21일부터 대구·청도 거주자와 방문자에 대해 사업장 출입을 금지했다. LG 계열사들은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구미공장 직원 중 대구지역 확진자와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예방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하거나 공가를 내도록 했다. 앞서 SK하이닉스에서는 대구 확진자와 접촉한 신입사원이 나와 20일 이천캠퍼스 임직원 80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한 바 있다.

■수요 위축에 정유업계 직격탄

정유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도입으로 올해 정유사의 실적 회복을 견인할 '효자 품목'으로 꼽혀왔던 저유황연료유(VLSFO) 가격이 이달 들어 20%가량 급락했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저유황유 가격은 지난달 평균 t당 667달러였지만 이달(1~18일 평균)에는 532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문제는 규제 이전 대다수 선박연료로 쓰였던 고유황유(IFO380)와의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t당 83달러였던 고유황유(342달러)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이는 12월 303달러까지 대폭 확대됐다. 하지만 올해 1월 이들 연료유의 가격 차는 298달러로 축소됐으며, 이달에는 200달러대 초반까지 좁혀진 상태다. 그만큼 저유황유에 대한 부가가치(프리미엄)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해운 물동량이 줄어든 것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주요 선종별 물동량 증가율을 0.2~3.4%포인트까지 하향 조정했다. 국적선사인 현대상선도 최근 중국 물동량이 전년 대비 5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항공사 운항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항공유 소비가 빠르게 급감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8개 항공사의 한·중 노선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직전인 1월 초까지만 해도 주 546회를 기록했지만 2월 첫째주엔 주 380회로 30%가량 줄었고, 2월 셋째주엔 주 126회로 77% 급감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동남아까지 미치면서 동남아 주요 노선까지 운항 위축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2월 들어 동남아 여행객은 전년동월에 비해 19.9% 감소했다. 국내 항공사 국제노선 비중은 동남아가 32.4%로 가장 높다. 이러다 보니 정유업계에선 항공유 소비가 크게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설 연휴 등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항공유 소비량은 전년 1월에 비해 증가했지만 1월 20일 이후부터 급감하는 추세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김용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