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서민경제 대부분 업종 타격 불가피
한산한 대구 시내 출근길 |
(대구=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결혼식, 돌잔치가 잇달아 취소·연기되면서 주문량이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앞이 안 보입니다."
대구 남구에서 행사용 디자인상품업체를 운영하는 김영석 대표는 22일 "국민 건강과 생명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지만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감이 더 힘듭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약사 이은숙 씨는 "손님 10명 중 9명이 마스크나 에탄올, 체온계를 찾고 있어 사태를 더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남구 한 여행사 직원은 "국내외 할 것 없이 대부분 상품이 예약 취소로 코로나가 끝나도 타격이 엄청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대구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민 어깨도 덩달아 움츠러들고 있다.
마스크 구매 행렬 |
자고 나면 터져 나오는 확진자 소식에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 확산으로 외출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가족 외에는 아예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 시내에 오가는 차와 행인이 크게 줄어 거의 모든 서비스 업종이 타격을 받는다고 한다.
수성구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 씨는 "4명 이상 단체 모임은 다 취소되고 예약 문의도 없다"며 "매출이 크게 줄어 속상하지만 사태가 빨리 마무리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가장 걱정이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영화관, 재래시장 등 평소 붐비던 다중이용시설에는 사람 발길이 끊겨 썰렁하고 도시철도 1∼3호선도 최근 들어 승객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에 텅 빈 대구 도심 |
중소기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최근 지역 194개 중국 수출입 및 진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42.3%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에 직접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직접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기업 75.9%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중국에 부품 수급이 어렵거나 수출길이 막힌 일부 기업은 공장 가동 축소나 휴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업을 하는 이모 씨는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올해는 공장 가동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며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코로나19 특례보증 지원과 관련해 1천96건, 310억1천3백만원을 상담했다.
음식과 숙박업이 345건(87억2천8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제조업 103건(34억5천만원), 여행사 및 기타 여행 보조 서비스업 93건(30억1천만원), 개인 서비스업 79건(19억5천만원), 기타 16건(3억8천200만원) 등 대부분 서민경제와 밀접한 업종이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사태가 끝날 때까지 우리 기업들이 원자재 수급과 자금순환 등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며 "정부와 금융기관에서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
sh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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