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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밀어낸 서울, 팬들의 마음도 떠나보냈다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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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기성용 / 사진=방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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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고향 팬들 앞에서 은퇴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겼다. 이미 전성기를 지나 불같은 강속구는 없었지만, 우리에게는 눈앞에서 공을 던지는 박찬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박찬호가 한국에서 뛴 마지막 1년은 야구팬들에게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러나 K리그에서는 이러한 감동을 느낄 수 없다. 최근 뉴캐슬과의 계약을 해지한 기성용은 K리그로의 복귀를 추진했다. 행선지는 당연히 친정팀 FC서울이었다. 한국 축구 사상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이자,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었던 기성용이 한국에 돌아와 뛴다면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서울 구단과 K리그로 향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모두가 꿈꿨던 장면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기성용과 서울의 협상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전북 현대가 기성용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서울에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이 문제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협상 과정에서의 좋지 않은 내용들이 언론을 통해 외부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면서 기성용은 결국 올 시즌 K리그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행히 기성용은 '꿈의 무대'였던 스페인 라 리가에서 좋은 제안을 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친정팀에서도 인정하지 않았던 기성용의 가치를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인정한 것이다.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에 갈 때보다 더 설렌다"는 소감과 함께 스페인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행히 기성용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을 찾았지만, 축구팬들은 여전히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박지성과 손흥민 사이에 기성용이 있었다. 그런 기성용을 K리그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밖으로 떠밀었다는 현실은 실망을 넘어 좌절감까지 느끼게 한다.

물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부 사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정이 있다면 차라리 솔직하게 선수와 팬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나았다. 기성용이 가장 실망한 점도 그 점이다. 기성용은 "이 팀이 정말 나를 원하는 구나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더 속상한 것은 팩트를 넘어 언론에 자꾸 거짓된 정보들이 나오는 것 같아 마음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깊은 실망감을 느낀 기성용은 향후 K리그 복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팬들의 시선 바깥에 있던 K리그는 지난해부터 관중 동원과 시청률 등에서 확연한 상승세를 보이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K리그 팀들이 아시아 무대에서 특별히 좋은 성적을 거둬서도, 구단들의 투자가 비약적으로 늘어서도 아니었다. K리그를 둘러싼 다양한 스토리들이 화제와 감동을 안긴 결과였다.

기성용의 K리그 복귀는 그 어떤 것보다 큰 화제와 감동이 될 수 있는 스토리였다. 하지만 모두가 기대했던 스토리는 2020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배드 엔딩으로 끝났다. 팬들의 마음을 잡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한 번 떠나간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라는 서울 구단은 아는지 모르겠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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