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에 황교안까지…그들의 '추경 화법'이 달라졌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민승기, 이해진 기자] [the300]23일 고위 당정협의에서 논의될 듯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해찬(오른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및 1차회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투톱 체제’로 총선을 지휘하고 공동선대위원장 22명이 함께 활동하게 된다. 2020.2.20/뉴스1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둘러싼 화법이 달라졌다. 정치권의 언어만 봤을 땐 '코로나 추경' 편성 수순을 밟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추경 예산 편성권을 쥔 정부는 아직 화답하지 않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21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야당 지도자들은 세금을 쓰지 말라고 하는데,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추경 규모는)정부가 판단해주시길 바란다. 아마 판단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총선을 이끌고 있는 이 위원장이 추경 편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최장수 국무총리로서 추경 편성 절차를 잘 아는 이 위원장이 추경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무게감도 다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사실상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영남지역 선대위원장인 김부겸, 김영춘, 김두관 위원장이 코로나19 민생대책 긴급추경편성을 촉구했는데 당정은 민생 보호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까지 추경에 비교적 신중한 입장이었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 선거를 이끌고 있는 김부겸, 김영춘, 김두관 의원만 한목소리로 추경 편성을 촉구한 정도다. 여기에 지도부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야당도 서서히 동조하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필요한 곳에, 적합한 곳에 대한 추경은 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지금까지 추경 편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과거에도 추경은 정치권에서 먼저 이야기가 나왔다. 정치권이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 정부가 화답하는 형태였다. 추경은 본예산과 마찬가지로 기획재정부가 편성해 국회에 넘기고, 국회에서 최종 의결한다.

정부는 2조원 규모의 목적예비비를 우선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추경 편성 여부를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예비비로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는 부분에 일단 집중하려고 하는데, 상황 전개에 따라선 추경을 고려할 순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오는 23일 열릴 고위 당정협의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현수, 민승기, 이해진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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