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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코로나19, 면세점 위기에도 임대료 인하 외면하는 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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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타격입은 면세점 간담회서 임대료 인하요청에

"수요 회복이 우선"이라는 인천공항

홍남기, 면세점 특허 수수료 연장 및 분할납부 허용

창이공항·태국공항공사는 임대사업자 임대료 낮춰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코로나19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면세점 업체들의 임대료 인하 요청을 외면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급확산되면서 실물경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인천공항은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수요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정부도 면세점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해외 유명 공항들도 면세점 임대료를 내리고 있어 인천공항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데일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중국에서 도착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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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점 만난 인천공항 “단편적 대책보다 수요 회복이 우선”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대표는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내에 입점한 면세점의 점장 7명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 대표는 이날 면세점을 둘러본 후 사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면세점장들은 마스크, 손소독제 등 지원에 고마움을 표하고 공사의 컨트롤 타워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높은 고정비(임대료)가 부담이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긴 탓이다. 매출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므로 임대료를 감면해달란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국면세점협회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7일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데다 매출액 감소 등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수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협회의 요청을 거부했다. 대신 영업시간 조정안을 제안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천국제공항공사 20일 자리에서도 면세점 사업자의 의견을 청취할 뿐 향후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진 않았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단편적인 대책보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발맞춰 대응할 것”이라며 “영업 활성화를 위해 수요 회복이 중요한 만큼 적절한 시기에 공격적인 수요 회복 노력을 펼칠 계획”이라고 답했다.

◇ 정부도, 해외 공항도 감면해 주는데… 속타는 면세점들

다만 안팎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두고 면세점 임대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7일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면세점 특허 수수료 1년 연장 및 분할 납부를 최대 6회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방침을 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만큼 유의미한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해외 유명 공항들이 입점 면세점 임대료를 속속 낮추고 있다는 점도 임대료 인하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지난달 1일부터 6개월 간 소매점, 식음료(F&B) 및 서비스 매장의 임대 수수료를 50%로 낮췄다. 태국공항공사 또한 6개의 공항내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월 임대료 20%를 할인하는 등의 지원책을 내놓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미온적 대응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임대료 인하 등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면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빨리 자리를 마련하는 등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서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를 타개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대안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면세점 측이 운영시간 조정안을 제시할 경우 검토하겠다 했지만 면세점의 운영시간 단축은 곧 기존 교대근무자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면세점이 고객을 끌어오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도 했지만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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