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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볼턴, ‘리비아 모델’ 재차 거론 “대북 유화정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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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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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에 대한 유화정책은 실패했다며‘리비아 모델’을 재차 거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재앙이라고 비판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각을 세운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 밴더빌트대 학보사 ‘밴더빌트 허슬러’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된 이유가 볼턴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자 “웃긴 얘기다”고 반박하면서 북한은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고 핵무기 판매 가능성으로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가 대북 강경책이라고 부르는 입장을 취한 데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며 “유화책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일컫는 리비아모델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질문해줘 고맙다. 리비아모델이 정말로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됐다”며 운을 뗐다. 그는 2003~2004년 리비아의 핵포기 과정을 설명하면서 “카다피가 사담 후세인의 몰락을 보고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던 게 매우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의 진정한 돌파구는 우리가 사담 후세인을 이라크의 은신처에서 찾아낸 뒤에 이뤄졌다. 카다피가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 저런 일이 있기를 원치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이 리비아의 핵 프로그램에 접근해 관련 물품을 싣고 나온 뒤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 시설에서 해체한 것을 거론하면서 “(오크리지에) 이란과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30년이 다 돼가는 기간에 핵무기 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증거를 한 조각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리비아 모델이 카다피의 몰락으로 이어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사람들은 ‘아랍의 봄’ 이후에 카다피가 몰락하고 살해됐기 때문에 그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인과관계를 혼동한 전형적인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2003년과 2004년엔 지구상 누구도 아랍의 봄을 예측하지 못했으며 아랍의 봄은 핵무기 포기와 아무 상관이 없다”며 “역사적으로 상관이 없는 두 가지 사건을 혼동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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