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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폰에 그의 번호 뜨면 의원들은 떤다···김형오의 'TK 각개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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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및 면접심사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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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루기해 온 TK(대구ㆍ경북)가 김형오의 각개격파에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TK 현역의 연쇄 불출마와 관련, 20일 미래통합당 핵심 관계자가 한 말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TK 의원을 개별 접촉하며 불출마를 종용하는 1대1 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통합당 TK 의원 중엔 3선 김광림(안동) 의원과 초선 최교일(영주-문경-예천) 의원이 불출마 대열에 가세했다. 18일 초선 장석춘(구미을) 의원에 이은 연속 불출마다. 앞서 TK 불출마는 새로운보수당 출신의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과 정종섭(대구 동갑) 의원 두명뿐이었다. 공관위 공천 면접이 본격화되면서 난공불락처럼 버티던 TK도 서서히 균열 조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TK 불출마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TK 공천과 관련 “누구를 봐주고 말고 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석연 부위원장도 “TK를 대폭 물갈이하라는 게 국민의 요구”라며 “TK에 대한 인적 쇄신없이 개혁 공천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현재 통합당 TK 현역은 20명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같은 영남권인 PK(부·울·경) 수준까지는 불출마 수를 끌어올려야 그림이 되지 않겠나”이라고 했다. PK는 현역 28명 중 현재 10명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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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림 미래통합당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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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는 여태 ‘김형오ㆍ이석연’을 중심으로 대구 현역 5~6명, 경북 현역 6~7명에게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권하고 있다. 김 위원장 측은 “TK 의원들에게 명예롭게 길을 터달라는 요청을 드리고 있다. 잡음이 안 나오게 간곡히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관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아무한테나 불출마를 요청하는 게 아니다"라며 "여론조사·당무감사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토대로 말을 꺼내니 상대방도 무작정 반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의 압박에 일부 의원은 수도권 험지라는 차선책을 택하기도 한다.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인 강효상(비례대표) 의원은 이날 대구 출마를 포기하고 서울 강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 출마설이 도는 TK 지역 한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체 공천판이 마무리되기 전에 차라리 당선 가능성이 그나마 조금 있는 수도권 지역을 미리 찜해 놓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의견이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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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TK 현역의원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같은 김 위원장의 초강수가 계속 통할지는 미지수다. 공개적인 반발 움직임도 감지돼서다. 익명을 원한 TK의 한 의원은 “잘잘못에 대한 분명한 평가 없이 적폐 다루듯 몰아붙이는 것은 '저쪽 진영'이 하는 짓거리 아니냐”고 했다. "홍준표·김태호를 경남에 그냥 공천 주면서 TK에만 칼을 휘두르면 파열음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탈당 가능성도 있다. 대구의 한 의원은 “지금은 인내의 시간을 갖고 있지만, 최종 결과가 엉뚱하게 나오면 그걸 가만히 당할 수만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날 아스팔트 우파세력인 우리공화당(대표 조원진)과 자유통일당(대표 김문수)은 합당을 발표했다. 조원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부터 여러 의원이 우리 당으로 입당할 것이다. 총선 전까지 30명의 의원을 확보하겠다”고 자신했다.

한편 당초 이날 치러질 통합당 TK 공천 신청 면접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연기됐다.

현일훈ㆍ김기정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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