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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청도서 첫 사망자 발생… 현실이 된 ‘팬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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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국서 104명으로 폭증 / 청도대남병원서 폐렴 증상 1명 숨져 / 하루 새 53명 확진… 대부분 TK 지역 / 감염자 교회 교인·접촉자로 파악돼 / 정부 “지역사회 전파 시작단계 판단”

세계일보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대구시가 감염병 위기대응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 수준으로 높이기로 한 20일 대구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대구=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또다시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하루 만에 30명이 더 늘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코로나19 환자가 전날보다 53명 늘어난 10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1명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사망자로 확인됐다.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30명 중 23명은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이거나 접촉자로 파악됐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는 전날도 31번 환자(61·여)를 포함한 15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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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폐쇄된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이 출입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청도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병동에서는 54번(57·남), 55번(59·남) 환자 2명이 확인됐다. 특히 이 병원에서 환자 1명이 폐렴 증상으로 숨져 보건당국이 연관성 조사결과 국내 첫 사망자로 판정됐다. 폐쇄병동에서 환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감염원을 찾기 위해 의료진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31번 환자가 청도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청도대남병원과의 연관성을 찾고 있다. 나머지 5명은 31번 환자나 신천지 대구교회와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서울에서 확인된 환자는 75세 한국인 남성(56번 환자)으로 종로구 선별진료소를 거쳐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기 증상이 있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가 CT촬영 결과 폐렴 소견이 의심돼 검사하게 됐다. 56번 환자는 29번 환자(82·남)와 지난달 말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나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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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코로나19의 감염진행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감염 원인과 경로에 대한 확인이 어려운 감염사례가 서울,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대구, 경북지역은 신천지 교인, 그 가족들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노출된 사람이 많다”며 “당분간 집단행사나 특히 밀폐된 그런 공간에서 장시간 하는 행사는 자제하도록 방침을 정해 지자체에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는 현 ‘경계’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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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이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본부장은 “아직은 지역사회의 (감염병) 전파가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지역적인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 단계와 같은 ‘경계’ 유지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역 당국이 감염 확산을 통제해가고 있으니 지나친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방역 당국의 지시에 잘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대구시에 빠르게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 중앙정부의 지원과 광역 대응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달라”며 “정부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어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에게 “대구시 차원에서도 신천지교회 폐쇄 조처를 하겠지만 뭔가 조금 강력한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며 “그런 대책을 빨리빨리 할 수 있게끔 대구 쪽 문제는 발 빠른 대응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이진경·김달중·김민순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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