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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TF현장] '코너 몰린' 강성부 KCGI 대표, '조원태' 깍아내리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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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KCGI 대표가 간담회를 열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비난의 발언을 쏟아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정상화를 위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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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간담회서 조원태 회장 비난 일색…경영 위기만 되풀이

[더팩트|여의도=한예주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조현아·KCGI·반도건설 3자 연합)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성부 KCGI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 노조 측의 반발과 사내이사 후보로 지명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의 자진사퇴 등으로 코너에 몰리자 한진그룹의 경영 위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 회장에 대한 비방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강성부 대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해야 한다"

20일 KCGI는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 진단과 미래방향, 그리고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진그룹의 '조원태 체제' 해체를 골자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했다.

강 대표는 "한진그룹은 총체적인 경영 실패 상태"라며 "최대 원인은 오너의 극단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따른 잘못된 투자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진그룹의 경영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조 회장의 부족한 경영 능력에 원인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14년 조 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후 대한항공의 적자가 계속 쌓인 점을 지적하는 데 상당 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대한항공은 한진칼의 전체 자산 구성 중 77%를 차지하고 매출액 비중도 76%에 달한다.

강 대표가 내세운 근거는 대한항공의 실적과 부채비율이다. KCGI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대한항공의 누적 적자는 1조7414억 원이다. 2017년 한 해 빼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은 0.1%로 일본항공(11.9%), 델타항공(9.1%)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설명이다.

부채비율은 2018년 말 기준 861.9%다. 코스피200 평균 부채비율인 91.3%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366%), 델타항공(329%), 아시아나항공(264%) 등보다도 높다.

강 대표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 이슈는 KCGI가 재작년에 처음 한진칼 투자를 했을 때부터 문제제기를 했는데 악화되는 상황으로 갔다"며 "최고 경영자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진칼은 항공업에만 집중된 사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대표는 조 회장을 향해 '오만하다'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전혀 공부하지 않던 아들이 갑자기 내일부터 공부해서 전교 1등 하겠다고 말하면 믿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 뉴욕에서 조원태 회장이 KCGI를 1만 명의 대주주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며 "소통 능력도 경영능력의 일부다. 오만한 발언을 던지는 조원태 회장은 부족한 소통능력을 드러냈다"라며 날 선 비난을 이어갔다.

아울러 강 대표는 오는 3월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이번 사안이 무산된다면 임시주총 등 장기전으로 갈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강 대표는 "이 싸움에서는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다"며 "임시주총은 생각하고 있지 않고,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KCGI는 현재 한진칼에 △전문경영인 선임 △이사회 독립성 제고 △전자투표제 도입 등 주주제안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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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KCGI 대표(가운데)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정상화를 위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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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이사 자진사퇴에 노조반발까지돌아선 여론 의식했나

경영권 분쟁 이슈 이후 처음으로 열린 KCGI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한방이 없다'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강 대표의 발표 내용 대부분은 그간 여러 차례 제기했던 주장과 다르지 않았다.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는 것이다.

지난 18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3자 연합이 사내이사 후보로 지명한 김치훈 전 상무는 사퇴 배경과 관련해 그는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한 이탈도 모자라 3자 연합의 주장과 정반대의 이유로 '조원태 체제' 지지를 공언하자 업계에서는 3자 연합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3자 연합 측에서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 3명 가운데 항공 경험자가 1명으로 줄어들면서 '항공업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역시 부담이다.

대한항공 노조 등 그룹 내 3개 노조의 확고한 '조원태 체제' 지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앞서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3자 동맹(3자 연합)이 허울 좋은 전문 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 3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 있다"며 "그들이 물류, 항공산업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같은 외부 시선과 관련해 강 대표는 "처음부터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항공업 전문가가 필요할 것 같아서 어렵게 모셨는데, 건강상의 이유도 있고 전 직장(대한항공)의 만류라든지 외압이라든지 그런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 측 반발에 관해서는 "노조 분들은 사실 만날 기회도 별로 없었고 오해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종의 녹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들을 만나서 설득을 하고 진심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 싶다"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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