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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탄핵피하자 '인사 보복'…트럼프 美정보 수장에 '측근'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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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상보)그레넬 주독일 미국대사, 정보기관 경험無… 존 루드 국방차관도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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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국(DNI) 차기 국장대행으로 임명된 리처드 그레넬 독일주재 미국대사/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차기 국장대행으로 측근인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임명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리처드는 대단히 훌륭하게 국가를 대표해왔고, 그와 함께 일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레넬 대사는 지난해 7월 사임한 댄 코츠 전 DNI 국장의 후임인 조지프 매과이어 국장대행에 이어 DNI 국장대행직을 맡게 된다.


탄핵사태 마무리되자 '인사 보복'

맥과이어 현 DNI 국장은 원래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으로 댄 코츠 전임 국장이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에 해임된 뒤 대행을 맡아왔다. 국가정보국장 대행은 오는 3월 12일까지 임기가 제한돼 그레넬 대사를 정식으로 후임 국장에 지명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인선을 둘러싸고 맥과이어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운 털'이 박혔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해 8월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내부 고발로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관련 탄핵 사태가 시작돼 트럼프 대통령이 좋게 볼 리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정보기관 총괄, 상원 인준 안거쳐

트럼프 대통령이 그레넬 대사를 '국장대행'에 임명한 것은 '국장'으로 임명할 경우 거쳐야 하는 복잡한 상원 인준 절차를 피하기 위해서다. 대신 임기는 매과이어 국장대행 때와 마찬가지로 6개월에 그친다.

DNI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정보기관 개편 필요성에 따라 만들어졌다. 그레넬 대사는 향후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내 17개 정보기관을 총괄 관리·감독하게 된다.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그레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명이다. 과거 폭스뉴스 해설자였으며, 2000년대 초반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을 거쳐 2017년 독일 대사로 임명됐다. 동성애자이기도 하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및 집권연정과 자주 접촉하면서 더 많은 방위비를 요구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충실히 변호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의 '반(反) 화웨이' 전선에 적극 동참해왔다.

또 독일과 러시아를 직접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인 '노드스트림-2' 사업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며, 이란 지도부와 회담을 열었던 독일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 "정보기관 경험없는 인물 수장에 앉혀"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정보기관 수장으로서 그레넬 대사의 경험 부족을 꼬집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의적인 각료 경질을 비판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간사인 마크 워너(민주)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정보기관 경험이 없는 인물을 대행 자격으로 수장 자리에 임명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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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루드 미 국방차관/사진=AFP




국방 차관도 '경질'

트럼프 대통령은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도 경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존 루드에게 이 나라에 대한 그의 봉사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그의 일들이 잘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루드 차관이 다른 국가안보 담당 지도자들로부터 사퇴를 권유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임 날자는 오는 28일이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루드 차관이 북한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이슈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이견이 컸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루드 차관이 대북 협상 기간 한국과의 군사훈련 축소 결정, 아프간 무장반군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 등에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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