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코로나19 바이러스 대변서도 검출"…'에어로졸 감염' 근거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구강과 혈청뿐만 아니라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검출된다는 보고가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환자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추가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우한 폐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신종 미생물과 감염'(Emerging Microbes and Infections)에 발표한 최신 논문을 보면,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진단받아 10일째 치료 중인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항문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4명(26.7%)이 바이러스 양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목되는 건 환자들이 감염의 후반 단계로 갈수록 구강에서 채취한 검체보다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양성률이 더 높았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이 검체를 채취한 실험 첫날에는 구강 면봉의 바이러스 양성률이 50%로, 항문 면봉(25%)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실험 5일째가 되자 구강 면봉의 양성률은 25%로 낮아졌지만, 항문 면봉의 양성률은 오히려 37.5%로 더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에 대해 "초기 감염 상태에서는 구강 면봉 검체에서 바이러스 검출률이 높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구강 검체보다는 항문 검체에서 검출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일부 환자의 경우 혈청 검사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구강 검체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증식하는 상태에서도 구강 검체에서는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지 않아 검사에 오류가 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구강에서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PCR)를 하는 것만으로는 검사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구강 검체에서 음성이더라도 항문 검체나 혈청 검체에서는 양성이 나올 수 있다"면서 "구강검체 뿐만이 아니라, 항문검체, 혈청검체를 이용해야 검출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밀폐된 환경에서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실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국가위건위)는 처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화장실의 하수도를 거쳐 전파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와 우려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이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홍콩의 아모이가든 아파트에서 감염자가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린 뒤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수구 등으로 퍼지면서 321명의 2차 감염을 불렀다는 분석과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제갈동욱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이 논문으로 본다면, 현재 상황에서는 진단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구강 면봉검체 뿐만이 아니라 항문면봉검체, 혈청검체를 이용해 바이러스 RNA를 진단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연합뉴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 [뉴스레터] 데이터로 보는 뉴스의 맥락! 마부뉴스 구독해주세요!
▶ 코로나19 속보 한눈에 보기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