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속도 시속 50㎞로 하향 표지 바뀐 종로 |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있는 서울시내 도로 구간의 자동차 운행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시속 50㎞로 낮췄더니 주행시간은 약간 늘어나는 데 그치고 보행자 사고는 상당한 폭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시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시내에서 시속 60㎞와 시속 50㎞로 차를 운전하는 실험을 했을 때 걸린 시간을 비교해 20일 공개했다.
실험은 한남-강남대로, 통일-의주로, 망우-왕산로 등 3개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에서 지난달 13, 15일 이틀에 걸쳐 오전 7시 30분∼9시,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5시 30분∼7시, 오후 9시 30분∼11시에 두 차례씩 주행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같은 구간에서 각 최고속도 시속 60㎞와 50㎞로 달리는 두 대의 차가 동시에 출발해 통행 시간을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실험 결과 시속 50㎞로 달렸을 때 걸린 시간이 장소와 시간대를 불문하고 늘 더 길었는데 그 차이는 최소 1.1분에서 최대 3.1분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는 시속 60㎞ 주행 시 31.9분, 시속 50㎞ 주행 시 33.7분 걸려 1.8분 차이가 났다.
시는 "1.8분은 교차로 신호대기 한 차례 걸린 수준"이라며 "제한속도보다 교차로 신호대기, 주행차로 선택이 통행시간 차이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택시 요금을 비교했을 때는 오히려 천천히 달렸을 때 요금이 덜 나온 경우도 있었다.
봉천동과 양재시민의숲 사이 12㎞ 구간에서 택시 2대로 속도를 달리해 왕복 이동했더니 통행 시간은 시속 50㎞로 달린 택시가 최대 2분 더 걸렸고, 요금은 시속 50㎞ 택시가 오히려 100원 적게 나오기도 했다.
제한속도를 낮춘 도로 구간에서 보행자 사고는 상당한 폭으로 감소했다. 2018년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낮춘 종로 구간은 보행자 사고 건수가 2017년 19건에서 2018년 16건으로 15.8%, 부상자 수는 22명에서 17명으로 22.7% 줄었다.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서울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사망자 비율이 59%에 달해 보행자 안전 확보가 절실하다"며 "속도 하향을 확대하되 시행 효과를 관찰해 시민불편은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있는 도로 14곳의 제한속도를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시속 50㎞로 일괄 조정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는 도시고속도로를 제외한 모든 주요도로의 속도를 시속 5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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