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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총기 난사로 9명 사망…‘극우’ 용의자, 자택서 숨진 채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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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밤 독일 중서부 도시 하나우

40대 독일 남성, 물담배 바 2곳서 총격

새벽에 집에서 모친과 함께 ‘자살’ 추정

연방 대테러 검찰 “테러범죄…직접 수사”

언론 “용의자가 극우 시각 편지·영상 남겨”

하나우 시장 “오래 슬프게 기억될 끔찍한 밤”

메르켈 총리 “슬픈 날…인종주의·혐오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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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밤(현지시각) 독일 중서부 헤센주 하나우의 시샤(아랍식 물담배) 카페 2곳에서 극우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9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다음날 새벽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다른 용의자들이 더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초비상 경계를 펼치고 있다. 독일 연방검찰은 사건 다음날인 20일 “이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연방 대테러 검찰이 수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건을 ‘극우 테러’ 범죄로 보고 중대한 공안 사건으로 판단한 것이다. 헤센주 내무장관은 범인이 43살 독일 남성이라고 밝혔다.

이날 밤 10시께 하나우 도심의 시샤 바 2곳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9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독일 국영 텔레비전 방송 <도이체 벨레>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총격범은 하나우 도심의 한 시샤 바에서 먼저 총격을 가해 3명이 숨졌으며, 범행 직후 차를 몰고 약 2.5㎞ 떨어진 다른 시샤 바로 이동해 또 총기를 난사해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경찰은 총격 희생자 수가 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용의자 2명까지 포함하면 이번 사건으로 최소 11명이 숨졌다. 수사 당국은 숨진 용의자가 43살 독일인 남성이며 ‘외국인 혐오’가 범행 동기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희생자 상당수는 외국인 이민자 혈통이라고 <데페아>(dpa) 통신이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총성과 비명이 울려퍼진 지 몇 시간 뒤인 다음날 이른 새벽, 경찰은 트위터에 짤막한 글을 올려 “총격범 용의자가 하나우의 거주지 주소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옆에는 다른 한 사람의 주검도 함께 있었다”며 “사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추가 용의자가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사인은 자살로 추정된다.

사상자를 실어나르는 구급차 사이렌과 도심 상공을 나는 경찰 헬기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시민들은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다. 범행 현장에선 단열 포일 덮개가 씌워진 차량 한 대가 발견돼, 전문가들이 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다. 하나우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쪽으로 약 25㎞ 떨어진 인구 10만여명의 작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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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간 <빌트>는 20일 “용의자가 범행 전 남긴 편지에서 극우 성향의 시각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숨진 용의자는 이번 총격이 자신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비디오 영상도 함께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극우 성향의 단체나 개인이 외국인 이주자를 겨냥한 혐오범죄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영어 낱말 ‘후카’로 불리는 시샤는 주로 아랍·이슬람권 주민들이 즐기는 기호품이다. 독일에는 이슬람 세속주의 국가인 터키 출신과 쿠르드계 이주민들이 많다. 경찰은 이 보도의 사실 여부를 즉각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총격 사건 직전에 현장을 지나갔다는 한 주민은 <도이체 벨레>에 “두 딸과 함께 귀가하던 중 키가 꽤 크고 젊은 남자 4명이 2명씩 나뉘어 약 30미터 정도 떨어져 서 있는 것을 봤다”며 “아이들에게 ‘빨리 걷자’고 재촉하며 그들 사이를 지나 집에 도착해 문을 잠근 직후 6~7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창문 밖을 보니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고 약 5분 뒤쯤 경찰이 도착했다”고 돌이켰다.

사건 직후,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경찰 병력이 총기 난사 현장으로 통하는 도로 2곳을 봉쇄한 뒤,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범행 현장에선 단열 포일 덮개가 씌워진 차량 한 대가 발견돼, 전문가들이 정밀 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짙은 색 차량 한 대가 첫 범행 장소를 떠나는 광경이 목격됐으며, 얼마 뒤 두 번째 범행 현장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클라우스 카민스키 하나우 시장은 “오늘 밤은 우리가 오래도록 슬픔으로 기억하게 될 끔찍한 밤”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일 성명을 내어 “극히 슬픈 날”이라며 모든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인종주의와 혐오는 독이다. 우리 사회에 그 혐오가 존재한다”라며 “그러나 독일은 인종과 혈통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존엄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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