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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강화도 실종 경찰관 가족의 애타는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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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

자살기도자 구하려다 실종된 경찰관 (인천=연합뉴스) 자살기도자를 구하려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실종된 강화경찰서 정모(47) 경위. 2013.3.3 <<인천경찰청>> inyon@yna.co.kr


정옥성 경위, 파출소 전입 열흘만에 실종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아이고 옥성아…빨리 돌아오너라. 왜 안 오고 있니…"

자살하려고 바다에 뛰어든 남성을 구하려다 실종된 강화경찰서 정옥성(46) 경위의 어머니(68)는 4일 새벽에도 어김없이 선착장에 나와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본다.

어머니는 경찰이 마련해준 강화군 외포리 마을회관의 임시거처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새벽 5시면 선착장에 나와 아들을 찾는다.

탈이라도 나진 않을까 걱정에 경찰관이 의자라도 가져다 놓으면 "새끼는 차가운 물속에 있는데 이 노인네가 편히 앉아 있을 수 있느냐"며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정 경위는 지난 1일 오후 11시 25분께 강화군 외포리선착장에서 김모(45)씨가 자살하려 물에 뛰어들자 그를 구하려고 망설임 없이 바다에 몸을 던졌다가 실종됐다.

어머니는 정 경위가 파출소로 전입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변을 당한 것이 더욱 안타깝다.

정 경위는 지난달 18일 서부경찰서 검단지구대에서 강화서 내가파출소로 전입했다. 그는 전입 며칠 전 아버지 기일 때 어머니에게 전출 소식을 전하며 기뻐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옥성이가 처가가 있는 강화도에서 다시 경찰 생활을 하게 됐다고 말하며 기뻐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이럴 줄 알았으면 가지 못하게 말렸어야 했는데 다 내 잘못"이라고 가슴을 쳤다.

정 경위의 부인(42)과 자녀도 가장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부인은 외포리선착장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오열하다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봐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 경위의 1남2녀 자녀는 이날 아침 엄마와 선착장에 들렀다가 학교에 갔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세 자녀가 모두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는 날이다.

장남(16)은 고등학교에, 차남(13)과 딸(13) 등 이란성 쌍둥이는 중학교에 각각 입학했다.

새로운 학창생활이 시작되는 날, 아이들은 아버지가 없는 가장 슬픈 입학식을 경험해야 했다.

경찰은 이날 사흘째 대대적인 수색을 이어갔다.

경찰 348명, 해경 29명, 소방 57명 등 434명이 헬기 3대, 공기부양정 2척, 경비함정 2척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에 참여했다.

경찰은 자살 기도자 김씨가 지난 3일 투신 지점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해안가에서 발견된 점을 고려, 강화와 인천 서구의 해안가 일대를 중점 수색 중이다. 또 썰물 때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간출암에서도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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