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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IF] [사이언스 샷] 왕관처럼 뾰족뾰족… 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 19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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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동그란 몸에 사방으로 돌기가 나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가 바로 이 바이러스〈사진〉에서 비롯됐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미국인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바이러스를 전자현미경으로 찍어 지난 13일 공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름처럼 왕관(코로나) 모양을 하고 있다.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를 일으킨 것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번 바이러스와 모양이 흡사하다. 바이러스의 감염 형태나 유전자도 사스와 흡사해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는 코로나 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이름을 'SARS-CoV-2'라고 정했다.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의 동생쯤 된다는 뜻이다.

NIAID는 지난달 10일 중국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해독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하자마자 백신 연구에 돌입했다. 전염병연구소는 미국 백신 제조사인 모데르나와 함께 바이러스 표면 돌기를 만드는 유전자를 복사해 백신으로 쓸 계획이다. 바이러스 자체를 백신으로 개발하는 것보다 유전자 일부를 백신화하는 게 훨씬 간편하고 안전하다. 바이러스는 표면의 돌기로 숙주 세포에 달라붙는다. 한국계 과학자 조셉 김 박사가 세운 미국 바이오 기업 이노비오도 유전자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두 회사는 같은 방식으로 메르스 백신을 개발한 바 있다. 국제민간단체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이들의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백신 개발은 물론 전염 원리를 연구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인공 합성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의 랠프 바릭 교수는 아예 바이러스의 DNA 전체를 인공 합성하고 있다. 환자에서 추출한 바이러스가 없어도 합성 DNA만 있으면 숙주 세포에 감염될 때 어떤 유전자가 작동하는지 반복 실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세진다면 처음 인공 DNA와 새로운 바이러스의 DNA를 비교해 돌연변이를 파악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바이러스의 인공 DNA가 테러리스트의 손에 넘어가면 생물학 무기가 된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DNA 합성 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험 바이러스와 유전자 목록을 공유하고 주문자가 안전한 기업, 연구소인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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