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이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게 김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조국백서’ 필진으로 참여한 대표적 친조국 인사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응징하겠다는 분위기가 물씬 묻어난다. 그러다 ‘친 조국 대 반 조국’ 구도가 형성되면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자 김 변호사의 출마 회견을 급거 막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극렬 지지자들의 행태도 도를 넘었지만 이들에게 휘둘려 중심을 잡지 못하는 민주당이 더 문제다.
비단 이번 뿐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비우호적인 사람들에 대한 극렬 지지자들의 무차별적 공격은 시도 때도 없다. 민주당을 비판한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파동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임 교수와 게재 매체를 고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자 취하는 물론 이인영 원내대표가 공개 사과하는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도 이들은 임 교수를 다시 고발하는 등 거침이 없다.
충남 아산 전통시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요즘 경기가 ‘거지 같다’고 말한 상인은 ‘불경죄’에 걸려 신상털기를 당했다. 이들의 극성이 귀찮아 아예 입을 닫는 지식인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나와 생각이 같으면 ‘선’, 그렇지 않으면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전제주의 아래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최근 급전직하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의하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49.7%)가 긍정적 평가(46.6%)를 앞섰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도 7%포인트대로 좁혀졌다. 조사 시점이 미래통합당 출범 직전이라 지금 다시 돌려보면 그 간격은 더 줄어들 것이다. 현 정부와 여당이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폭주하는 기관차는 탈선을 하게 마련이다. 총선이 불과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민심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여든, 야든 가릴 것 없이 해당되는 말이다.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