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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샌더스 대 블룸버그' 경선 구도...블룸버그, 19일 토론회 '집중포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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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진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마침내 데뷔 무대에 선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19일 열리는 민주당 예비후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18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발표된 NPR·PBS 여론조사에서 19%의 지지율을 얻었다. 31%를 얻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이어 2위다. 여기에 민주당이 인정하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어 토론회 참여 자격을 얻었다.

작년 11월 24일 뒤늦게 대선전에 뛰어든 블룸버그는 첫 두 경선엔 아예 참여하지도 않았다. 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는 2월부터 진작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블룸버그 선거캠프는 14개 주(州)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리는 3월 3일 ‘수퍼 화요일’에 집중하기 위해 2월에 치르는 초기 4개주 경선은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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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진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라레이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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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후보보다 늦게 출마한 블룸버그에게 이번 토론회는 민주당 중도층 유권자로부터 눈도장을 찍을 절호의 기회다. 이미 장외(場外)에서 블룸버그 지지율은 급상승하고 있다.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분석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블룸버그의 지지율은 지난해 11월 24일 출마 선언 당시 2%를 기록해 전체 순위 7위로 시작했다. 이는 2월 들어 급등, 지난 12일 14.2%를 기록하면서 3위에 올랐고, 19일에는 마침내 2위자리까지 차지했다.

지난 10일 퀴니피액대가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블룸버그는 51% 지지율을 기록, 9%포인트 차로 트럼프(42%)를 앞섰다. 비록 가상 대결이지만, 민주당 경선 주자들 가운데 가장 큰 격차로 트럼프를 이긴 것.

한껏 상승 동력을 얻고 있는 블룸버그에게 이번 토론회는 입지와 경선 향방을 좌우할 승부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 경선)를 앞두고 토론회에서 좋은 인상을 얻어 순식간에 유력 후보군에 뛰어든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처럼 블룸버그 후보도 얼마나 인상깊은 첫 토론회를 치르는지 여부에 따라 그를 지지하는 민주당 당원 수가 큰폭으로 늘거나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미 참모진과 본격적인 토론회 준비에 들어갔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만큼 정적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블룸버그 선거캠프는 지난 주말 이후 모든 외부 활동을 끊고 토론에 집중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기업가 출신으로 시장 자율성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보수적인 측면을 강조한 비판에 맞서기 위해 각종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거래세를 도입하는 공약을 내세우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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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후보가 2500억원을 들여 만든 진보적 공약 홍보 광고. /블룸버그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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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이날 성명에서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볼커룰(Volcker Rule)을 재정비 하겠다"며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날마다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데, 이 이익은 소수 가진 자들에게만 돌아간다. 현재 미국 금융 시스템은 미국인 다수를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볼커룰은 미국 대형 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도입됐다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소 느슨해진 상태다.

뉴욕타임즈(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블룸버그 후보는 2010년 본인 스스로 볼커룰을 강하게 비난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본래 예상했던 것보다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민주당은 22일 네바다주에서 열리는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투표 결과 집계 방식을 서둘러 변경하며 대선 레이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7일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네바다주 민주당은 아이오와 경선 때 도입됐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아이패드 2000여개에 구글 데이터 관리 서식을 업로드해 투표 결과를 집계하기로 했다. 장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선거구별로 백업용 서면 기록도 남긴다. 관건은 선거구별 자원봉사자들이 짧은 기간 안에 새 집계 방식을 제대로 숙지하는지 여부다.

민주당은 늦게라도 집계 방식을 보완해 이달 초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빚어진 개표 대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당시 아이오와에서는 보고용 앱 오류로 초기 발표가 20시간 넘게 지연됐고, 보통 당일 밤 발표하는 최종 결과를 3일이 지나서야 내놨다.

[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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