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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수연·조엘라·최연화 "이름 찾아준 '보이스퀸', 다시 태어난 기분"[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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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를 울린 ‘보이스퀸’ 정수연의 수상소감이다.

그는 최근 종영한 MBN ‘보이스퀸’에서 당당히 우승했고, 퀸의 왕관을 썼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정수연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긴 말보다는 짧고 굵은 한마디로 벅찬 마음을 전했다.

그만큼 ‘보이스퀸’은 참가자들에게 꿈 이상의 의미였다. 정수연 뿐 아니라 결혼식을 한 날 ‘보이스퀸’에 참가한 ‘판소리 여신’ 조엘라, 데뷔 16년간 꾸준히 정통 트로트를 고집한 끝에 빛을 보게 된 최연화까지. 세 사람은 가창력은 물론 간절함과 노력 끝에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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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일까. 이들은 모두 “‘보이스퀸’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우리의 이름을 찾아준 고마운 프로그램”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밝혔다. 나아가 “너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 하나 하나 갚아 나가며 살겠다”는 새로운 목표도 정했다.

방송 초반 TV조선 ‘미스트롯’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장르에 제한이 없고, 주부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뒀다. 그 결과 주부가 아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전면에 내세우며 무대위에 선 정수연, 조엘라, 최연화를 만나 못다한 수상소감부터 에피소드까지 모두 들었다. 다음은 세 사람과의 일문일답.

-‘보이스퀸’ 종영 후 어떻게 지냈나.
정수연:집에서 공주님이 된 기분이다(웃음). 사실 가족들에게 떳떳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젠 친척분들도 칭찬을 많이 해주시고 친구들도 축하 인사를 많이 해줬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일거라는 말이 큰 힘이 됐다. 정말 감사드리고 너무 행복한 하루하루다.

조엘라:난 결혼 후 첫 설명절이었다. 시댁에 가자마자 환대해주셔서 이제야 좀 실감이 났다. 친정 어머니께서는 아프셨던것도 싹 나았다 하신다. ‘갱년기도 치유하는 보이스퀸’이라며 기뻐하신다. 길거리에서 나 뿐 아니라 부모님을 알아보는 분들도 계시고 조금씩 체감이 되고 있다.

최연화:나 역시 마찬가지다. 덕분에 뜻깊은 설명절을 보냈다. 지금껏 아이의 엄마로 불리다가 다시 연화라고 불러주시니 좋다. 유튜브도 하고 있는데 댓글의 수 자체가 달라졌다. 원래 모두 답글을 하는데 갑자기 늘어나 최대한 빨리 답글을 달고자 노력 중이다. 우리 셋 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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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찾아줬다는 말이 인상 깊다.
정수연:난 사실 조금 상황이 다르다. 싱글맘이다보니 살아오며 제약도 있고 보는 시선도 달랐던게 사실이다. 자존감도 바닥이었다. 그런데 ‘보이스퀸’을 통해 자존감이 회복됐고 창피함이나 두려움도 없어졌다. 사실 주변에도 출연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방송이 나가면 내 상황을 모두 알게 될텐데 혹시나 어중간하게 떨어지면 나 뿐 아니라 가족과 아들 하진이에게도 더 큰 상처가 될까 걱정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아들의 어린이집에서 먼저 알려져서 다른 학부모들도 알게 되고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예전엔 놀이터도 제대로 못 갈 정도로 숨게 됐는데 내가 오히려 나를 가뒀던거 같다. 이젠 학부모님들께서 먼저 하진이 걱정 말고 스케줄 하라 하고 도움을 많이 주신다. 정말 감사하다.

최연화:나는 가수 활동을 16년간 해오면서도 본명이 아닌 예명 하보미로 활동했다. 그런데 긴 세월 끝에 내 본명으로 활동을 하게 돼서 더 기쁘고, 내 자체로 봐주시니 더욱 기분이 좋다. 나 뿐 아니라 ‘보이스퀸’에 출연한 분들 모두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보이스퀸’은 누구의 엄마,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딸, 그런 주부들한테 본인에게도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보이스퀸’의 매력은 무엇일까.
정수연:‘미스트롯’을 비롯해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다보니 대중 입장에서는 따라했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장르도 달랐지만 나이도 없고 제한이나 주부들의 도전이었다.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와 스토리가 있는 음악 경연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면서 했다.

-못다한 수상소감이 있다면.
정수연:내가 1등을 하면 어떨까 상상을 한 적은 있다. 가족도 이야기하고 함께 출연한 언니들도 이야기하고 생각이 많았는데 막상 그 자리에 서니 아무 생각이 안났다. “살게 해주셔서 감사했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사실 그 동안은 사는게 무서웠다. 부모님도 나와 아이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가족들의 고민도 덜어주시고 나 역시 가수로서 새 삶을 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시고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출연이었다. 감사하다.

조엘라:판소리로 이슈가 돼서 좋았다. 윤일상 선생님께서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면 기분 좋은 낯섦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게 맞는거 같다. ‘판라드(판소리+발라드)’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수 있지만 그 간극을 줄여 나가는게 주어진 과제 같다. 국악 하면 다가가기 어려운 장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국악이 이렇게 좋은거였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판라드’도 대중성을 위한 노력이었는데 뮤지컬 배우인 남편이 많이 도와줬다. 앞으로도 국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거고 기회가 된다면 추후에 남편과 같은 무대에 서도 좋을거 같다.

최연화:정통 트로트도 어느새 저급화가 됐다. 세미 트로트를 하라는 권유도 많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고집해 온 보람을 느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일조를 한거 같아서 기쁜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주변분들과 가족들에게 가장 많은 빚을 졌는데 갚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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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면.
최연화:세미 트로트가 강세인 시대다. 그런 점에서 송가인씨에게 감사하다. 그분이 다시 정통 트로트를 살려 주셨다. 나 역시 그분 덕분에 묻히지 않고 조명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정통 트로트를 알리고 싶고 조금 더 바람이 있다면, 내 히트곡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 음악을 들으면서 즐겁고 행복하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실 수 있는 그럼 가수가 되고싶다.

정수연:목표이자 꿈인데, KBS2 ‘불후의 명곡’,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음악방송에 나가서 제대로 해보고 싶다. 또 아직 상금이 들어오면 국내 결손 가정 아이들과 미혼모들을 위해 일부 기부를 하고 싶다.

조엘라:‘판라드’를 이어 나가면서도 국악의 뿌리는 흔들리지 않게 계속 음악을 하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정수연:취지 자체가 주부들을 상대로 했고, 시청 타겟층도 주부라서 공감을 많이 하신거 같다.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많은 사랑을 주셨다. 꼭 노래 뿐만이 아니라 도전을 못해보고 내가 행복할수 있는 자리를 못찾았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너무 좋을거 같다. 모든 대한민국 주부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조엘라:원래 댓글을 잘 안보는데 어떤 댓글에서 내 노래를 듣고 치유를 받았다는 말을 봤다. 이 비루한 소리로도 누구를 치유해주는 노래를 할 수 있다는게 감사했다. 앞으로도 그런 소리꾼이 되겠다.

최연화:내 인생이 끝난지 알았다. 나이도 많고 나갈수 있는 프로그램이 한정적이었다. 소속사 없이 움직였다보니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더라. 그런데 이젠 말 그대로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고,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신 박태호 본부장님이 영웅처럼 느껴질 정도다. 힘든 분들이 계시다면 절대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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