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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19'로 난데없는 봉쇄·격리…'SNS' 디지털 생명줄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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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된 크루즈선·우한 등에서 SNS로 현지 상황 전해

SNS, 외부로 소식을 알리는 '생명줄' 역할

뉴스1

11일 수십 명의 승객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유람선이 정박하고 있는 인근 크루즈 터미널에서 의료진이 일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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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김정현 기자 = #최초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성도 '우한(武漢)'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강해지자, 중국 당국은 지난달 23일 우한 전면 봉쇄라는 초강경책을 내놨다.

#약 3700명이 탑승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탑승자 전원은 지난 3일 객실 내에 단체 격리 조치됐다. 일본 요코하마항 정박 과정에서 선박 내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되고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창궐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봉쇄·격리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이같은 통제에 따른 정보차단으로 유언비어·정보 왜곡이 나타나자 격리된 이들이 언론과 정부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겠다며 SNS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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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 중'(乗船中乗客)'이라는 계정을 통해 봉쇄 크루즈선 내부 상황을 전하는 '다'(だぁ·트위터 계정 @daxa_tw)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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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격리 크루즈선내 안내방송·유인물 전하는 SNS… "내부 상황 객관적으로 보도되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돼 있는 미국인 매튜 스미스(Matthew Smith·트위터 계정 @mjswhitebread)는 지난 6일부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의 격리 생활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생존 신고를 하고 있다 .

그는 일본어가 적힌 분무기 사진을 찍어 "번역해줘, 제발"이라고 트윗을 보낸다거나, "프린세스호가 대접하는 발렌타인 데이" 등 격리된 상황 속에서도 유쾌한 트윗을 날려 많은 팔로워들의 격려를 받았다. 매튜 스미스의 팔로어는 17일 기준 약 1만3600여명에 달한다.

매튜 스미스는 격리된 승객들을 향해 악성 루머를 퍼붓는 이들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매튜 스미스는 "악플러들(weirdos)이 배에 봉쇄돼 있는 승객들에 대한 엽기적인 인터넷 루머를 퍼뜨리며 배와 바이러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그만둬(Stop it!)"라는 항의의 트윗을 날렸다.

같은 배에 타고 있는 '다'(だぁ·트위터 계정 @daxa_tw)라는 일본인 트위터리안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 중'(乗船中乗客)'이라는 제목의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트위터 소개란에 "선내의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사진이나 질문 등은 DM(쪽지)주세요"라고 적혀있다. '다!'는 출처만 표시하면 사진과 동영상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선내의 정보를 전했다.

또 '다'는 선내 방송을 녹음해 음성 파일로 실시간 업로드 하고 있고, 선측에서 제공하는 각종 안내문에 대한 사진도 찍어서 공개하고 있다.

'다'는 이와 같은 트윗의 이유에 대해 <뉴스1>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안의 내부 상황이 보다 객관적으로 세상에 보도되길 원한다"며 "배에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전하고 싶다"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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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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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시민기자 '천추스', 트위터로 소식 전하다 실종…중국 네티즌 '분노'

봉쇄된 중국 우한에서도 웨이보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우한의 실태를 고발한 우한 시민기자 천추스(陳秋實·34)가 있었다.

중국 동북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 변호사 출신인 천추스는 우한 도심이 봉쇄된 다음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우한 현지의 임시 격리 병동, 장례식 등을 생경하게 영상에 담아 온라인에 게재했다.

천추스가 공개한 현장의 영상은 장례식장에 넘쳐나는 시신들과 병원에 넘쳐나는 환자 등 중국 관영매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불편한 진실'이었다.

또 의심 환자 집단 수용 등 중국 정부의 행정 조치를 비판하는 트윗도 게재하며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한의 상황과 중국 정부의 대응을 실시간으로 알리기도 했다.

자신의 신변에 불안해하던 천추스는 결국 지난 6일부터 실종됐다. CNN은 9일(현지시간) "천추스가 6일부터 실종됐다"며 "천추스의 가족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천추스가 격리됐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언제, 어디로 격리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 트위터 등에서 "들고 일어나자, 소리를 내자. 천추스 등은 모두 어디로 갔나? 왜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부로부터 억압 받는 것인가"라며 정부 당국의 언론 검열과 규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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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시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텅 비어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초강력 조치들로 본토 전역의 도심과 공장들이 잇따라 봉쇄됨에 따라 중국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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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SNS, 미디어로 기능하며 안에 있는 사람의 슬픔 전해"

전문가들은 이처럼 SNS가 외부로 소식을 알리는 '생명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외부세계와 연결해서 도움을 청하려고 하는 인간의 자연적인 본능"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민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SNS는 정서적 이입을 통해 '비극의 극대화'를 불러온다"며 "밖에 있는 사람이 안에 있는 사람의 실질적인 괴로움과 고통을 함께 느끼도록 만들기 때문에 더 슬퍼하고 공감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과거 베트남전 때 TV저널리스트들이 이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전장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전달해 반전운동으로 이어졌다"며 "SNS를 통해 유통되는 현장의 정보도 당시 TV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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