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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영시합 더 하자더니"…투신자 찾다 순직한 경찰관 눈물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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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故유재국 경위 영결식…투신자 구하려다 순직

2017년 한강경찰대원으로 근무하며 10명 시민 구조

"조카 걱정 말고 쉬어"…동료 경찰관들 눈물 속 배웅

[이데일리 김보겸 공지유 기자] 지난 15일 경찰관 유재국 경위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39세. 한강에 몸을 던진 한 시민을 구조하려다 돌 틈에 몸이 끼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그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4시간 뒤 숨을 거뒀다. 유 경위의 아내는 6개월 뒤 출산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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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8일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엄수된 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에서 조사 낭독 후 경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유재국 경위 영결식이 열렸다. 유 경위의 동료 경찰관·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 경위는 생전 치안 현장에서 시민을 보호해왔다. 그는 13년간 경찰로 복무하며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강한 책임감을 보여온 인물이다. 지난 2017년 7월 서울지방경찰청 한강경찰대에 지원한 유 경위가 순직할 때까지 구한 시민만 10명에 달한다. 서울지방경찰청장·기동단장 표창 등 10개 표창을 수상할 정도로 유 경위는 시민 보호에 온 힘을 쏟았다.

◇구조대 업무에 최선 다하려 수영 레슨도…10명 생명 구하고 하늘로

유 경위는 경찰 업무를 위해 따로 수영 레슨을 받기도 했다. 한강구조대에서 일하는 만큼 투신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서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고인의 동료 경찰관은 내내 울음을 삼켰다. 고인과 함께 한강경찰대에서 근무해온 고건 경위는 “우리 어떻게든 잘 해 보려고 (구조) 연습도 많이 하고, 수영 시합을 하자고 제안했지 않느냐”며 “네가 몰래 수영 개인레슨 받고 와서 나 이겨놓고 의기양양했던 거 다 기억나는데, 지금 전화해도 네가 받을 거 같은데 들을 수가 없네”라며 울먹였다.

이어 고 경위는 “우리 한 번 더 수영하기로 했잖아. 왜 그거(구조활동) 한 번 더 들어간다고 했냐”라며 “말리지 않아서 가슴이 찢어진다. 얼마나 답답하고 무섭고 나를 기다렸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6개월 뒤에 태어날 조카는 걱정 말고 쉬어. 나중에 커서 아빠 물어보면 네가 얼마나 성실하고 용감한 경찰이었는지 꼭 말해 줄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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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이 엄수된 18일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고인의 영정과 유족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울음소리 가득한 영결식…“동생 가는 길 외롭지 않을 것”

1시간가량 진행된 영결식 도중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나왔다. 고인의 친형 유재호씨는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지만 모든 경찰분들이 아낌없는 위로와 배려로 동생을 잘 배웅해주셔서 감사의 말을 드리기 위해서”며 “동생 가는 길이 외롭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남은 가족들도 서로 의지하며 잘 살아가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 청장은 “고인은 사건 당일에도 실종자를 찾아 가족 곁으로 돌려보내고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차가운 강물속으로 조금도 주저 않고 뛰어든 의로운 경찰”이라며 “경찰 동료 한 사람이자 책임자로서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한강경찰대원으로서 고귀한 생명을 구한 탁월한 경찰관인 유 경위를 국민들과 함께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유 경위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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