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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文대통령, 언론 탓하며 "공포 부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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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경제부처 업무보고 자리서 "소비 심리 위축 아쉽다"면서도 "벤처붐·고용반등" 여전히 낙관론

업무보고 생중계 처음 했지만 지상파 등 대부분 다른 방송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 등 4개 경제 부처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경제적 피해가 2015년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크게 체감된다"며 "일부 언론을 통해 지나치게 공포·불안이 부풀려지면서 경제·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경제 부처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정세균 총리와 장차관 등 180여 명과 함께 타원형으로 둘러 모여 토론하는 '타운홀(town hall) 미팅' 방식을 도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업무보고 장면이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 부처를 향해 "모두 지금까지 잘해줬다"며 "지난해 세계 경기 하강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적 도전에 맞서, 적극적 재정 정책과 선제적 정책 대응으로 경제 회복 발판을 마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산업 육성과 제2 벤처 붐으로 혁신 성장 토대를 구축했고, 일자리 반등과 분배지표 개선으로 포용성도 강화됐다"고 했다. 지난해 경제 부처의 가장 뜻깊은 성과로는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꼽았다.

조선일보

대통령 "정부가 배워야"… 코로나 맵 만든 대학생 칭찬 -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코로나 맵' 개발자인 경희대 4학년 이동훈씨, 정세균 국무총리, 문 대통령.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문 대통령은 이날 이씨를 콕 집어 칭찬하며 "정부가 좀 배워야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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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사태에 관해선 "국가 전체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비교적 잘 대응해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심리 위축 원인으로 '언론에 의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공포·불안'을 꼽았다. 그러나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언론이 공포·불안을 부추겼다'고 단정한 것을 두고선 논란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국민도 정상적 경제 활동으로 복귀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했다. 또 "적극적인 소비 진작으로 호응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는 당초 대통령이 직접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생중계로 보여주면서 국민 소비 활동을 독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KTV와 일부 보도 전문 채널이 업무보고를 생중계했을 뿐 지상파 등 대다수 방송은 생중계로 내보내진 않았다. 같은 시각(오후 2시) 질병관리본부의 신종 코로나 사태 브리핑, 미래통합당 출범식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각 장관 보고 이후 이어진 토론에는 경제 전문가들, 반도체용 고순도 불화수소가스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한 SK머티리얼즈 이용욱 대표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동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코로나 맵' 제작자인 경희대 4학년 이동훈(27)씨도 초청 대상에 포함됐다.

이씨는 "코로나 맵 누적 조회 수가 1400만회를 기록했다"며 "질병관리본부 데이터가 없었다면 서비스를 못 만들었다는 점에서 데이터 공유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재난 상황은 이번 코로나뿐 아니라 다음에도 있을 수 있으니 데이터 공유·소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맵을 만든 이동훈군을 특별히 칭찬해야겠다"며 "정부가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정보들을 정부 홍보 부서가 초기부터 활용했다면 어땠을까"라며 "정부 홍보 방식에 '발상의 전환'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최근 대한적십자사가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 청와대는 적십자사와 협력해 이날 청와대 직원들과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헌혈 행사를 했다. 청와대 측은 "전적으로 희망하는 직원만 헌혈했다"고 밝혔다. 다만 만 67세인 문 대통령은 혈액관리법 등에 규정된 '기간 내 헌혈 기록'이 없어 헌혈에 참여하지 않았다. 만 16~69세는 헌혈이 가능하지만, 65~69세의 경우엔 60~64세에 헌혈한 기록이 있어야 헌혈이 가능하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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