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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 환자, 경증상태로 병원 9차례 드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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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이 17일 오후 폐쇄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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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환자(82ㆍ16일 확진)는 격리되기 전까지 마른 기침 등 가벼운 관련 증상을 보이며 의료기관을 9차례나 드나드는 등 열흘 넘게 지역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해외에 다녀온 적 없고 확진환자와 접촉하지 않아 감염경로 조사가 ‘미궁’에 빠져버린 29번 환자는 물론, 30번 환자인 아내(68ㆍ16일 확진) 역시 격리되기 앞서 남편과 동행해 병원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는 초기 경증 상태로도 강한 전파력을 갖는다”는 게 방역당국의 분석인 만큼 29ㆍ30번 두 고령 확진환자가 방문한 병원과 약국에서 면역력이 약한 누군가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거꾸로 이 두 확진환자가 방문했던 의료기관에서 당국의 방역망에 잡히지 않은 누군가로부터 감염됐을 수도 있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고 있는 29ㆍ30번 확진환자 부부의 동선은 그래서 지역사회 전파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번 환자에게서 기침, 가래 등 신종 코로나 관련 증상이 나타난 건 지난 5일부터이며 발병 추정일은 6~8일이다. 이날까지 확인된 이동경로를 보면 그는 5일부터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의료기관과 약국을 각각 9차례, 4차례 방문했다.

29번 환자는 5일 오후 2시50분 자택(종로구 숭인1동)과 가까운 서울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신중호내과의원)에 들렀다. 병원을 나선 그는 오후 3시10분 인근의 보람약국에서 처방약을 구입했다. 환자는 곧바로 10분 뒤 종로구 인근 다른 병원(강북서울외과의원)으로 이동했다. 지병이 많은 고령자가 각각 다른 증상(내과와 외과)을 치료하기 위해 가까운 거리(300mㆍ도보 5분 소요)의 병원을 오간 것으로 보인다.

29번 환자는 9일을 제외하고 7일부터 12일까지 매일 병원과 약국을 방문했다. 이 기간 신중호내과의원은 1번, 강북서울외과의원 4번, 보람약국 1번, 봄약국을 2번 들렀다. 당국은 9일과 13~14일 이동 경로를 확인 중이다.

15일에는 오전 11시쯤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찾은 뒤 11시46분에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심근경색을 의심해 찍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흉부에 폐렴 소견이 발견되자 의료진은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를 시행했고 16일 새벽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본부장은 “29번 환자는 외과 치료를 받은 게 있어 후속 치료 목적으로 2016년부터 동네 의료기관을 자주 방문해왔다”라며 “마른기침과 몸살 기운이 있었으나 해외 여행력이 없고 폐렴증상도 아니어서 (방문했던)병원에서도 신종 코로나로 의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환자 31명과 의료진ㆍ직원 45명, 종로구 의료기관ㆍ약국에서 만난 37명, 그의 아내(30번 환자) 등 17일 오후까지 파악된 29번 환자의 접촉자는 114명이다. 이들에 대해선 현재 자가격리, 1인실 격리 조치 중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은 폐쇄된 상태고 의료진 등이 격리된 신중호내과의원과 강북서울외과의원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29번 환자가 도시락 배달봉사와 경로당 활동을 활발히 해왔던 것을 들어 노년층에 대한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정 본부장은 “증상이 나타난 이후 도시락 배달과 경로당 방문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29번 환자는 건강한 노인이 요양 단계의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 일환으로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해왔으나 증상 발현 이후엔 나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29번 환자가 당구를 배운 것으로 알려진 종로구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사람들 가운데 감염원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다만 이 노인종합복지관은 지난 1일부터 휴관 상태다.

30번 환자 또한 남편(29번 환자)과 서울대병원 소화기 내과 진료(8일)를 받고 15일 강북서울외과의원과 고려대 안암병원을 찾아 전파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30번 환자는 16일부터 미열이 발생했고 격리 중 이날 오후 7시 확진판정을 받았다.

정 본부장은 “30번 환자가 남편에게서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남편과 공동 노출된 것인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대본은 이들이 6번 환자(56)와 21번 환자(59ㆍ여)가 감염된 종로구 소재 명륜교회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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