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시스템 공천한다더니” 민주당 내 현역 인위적 교체 반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신창현 컷오프, 조응천은 경선

“당론과 다른 견해 괘씸죄 걸렸나”

이해찬 “현역의원 20% 교체될 것”

당내 “공관위 무원칙 후폭풍 우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4·15 총선 공천 심사와 관련해 “현역 의원의 20% 정도가 교체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리적인 교체 없이도 민주당은 이미 20명에 가까운 분들이 불출마를 확정했다”고 말하면서다. 이 대표가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교체 폭을 언급한 건 처음이어서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현역 의원은 130명(문희상 국회의장 포함)으로 20%면 26명이다. 이미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18명을 제외하면 8명 정도의 교체 대상이 남는 셈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실제 교체 범위는 20%를 웃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추가로 발생할 현역 교체자는 10명 정도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구체적 숫자까지 언급되면서 민주당이 “인위적 컷오프(cut-off·공천 배제)는 없다”며 강조해 온 이른바 ‘시스템 공천’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일찌감치 공천 규칙을 정하면서 만든 현역 의원 경선 원칙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엔 신창현 의원 지역구인 경기 의왕-과천이 전략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공천에서 배제됐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신규 개발 택지 유출 혐의로 고발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점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시스템 공천을 한다더니 이렇게 멋대로 죽이나”라고 말했다.

전략 지역 지정을 통한 컷오프가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수 신청 지역이 아닌데도 경선 지역으로 선정되지 않은 18개 지역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광진갑(전혜숙), 동대문을(민병두), 노원갑(고용진), 마포갑(노웅래), 금천(이훈), 동작갑(김병기), 강남을(전현희), 송파병(남인순), 경기 안양동안을(이재정), 부천소사(김상희), 고양을(정재호), 시흥을(조정식), 용인병(정춘숙), 화성갑(송옥주), 충북 청주서원(오제세), 충남 천안병(윤일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이개호), 영암-무안-신안(서삼석) 등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경선이든 단수 공천이든 빨리 결정이 났으면 좋겠는데 답답하다”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일부 지역에선 정권 실세의 입김 때문에 컷오프될 수도 있다는 음모론도 제기된다.

지난 15일 2차 발표에서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추가 공모를 받기로 하고, 조응천 의원 지역구(경기 남양주갑)는 경선 지역으로 분류된 것과 관련, “문재인 정부 핵심 과제인 검찰 개혁 입법에 다른 견해를 표출한 두 의원에게 괘씸죄가 적용된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 의원은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당의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페이스북에 적었다. 조 의원도 “단수 후보로 추천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으나 아쉽게도 ‘3인 경선 지역’으로 발표됐다. 압도적 차이로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민주당 의원은 “공관위가 판단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현재처럼 일방적으로 밀고 나간다면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종로에 이낙연 전 총리, 경남 양산을에 김두관 의원, 경기 남양주병에 김용민 변호사, 고양병에 홍정민 변호사를 전략공천 하기로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