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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도쿄행 티켓 전쟁, 소리없는 총성 울린 박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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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인비(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에 위치한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2.663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에게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호주골프협회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골프 여제’ 박인비(32·KB금융그룹)가 후배들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2020 도쿄행 티켓을 노리는 태극낭자들의 경쟁이 더 뜨거워 졌다.

박인비는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에 위치한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2·663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서 14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따냈다. 17위였던 세계랭킹도 껑충 뛰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의 세계랭킹 상승은 지옥문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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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가 15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 클럽(파72·6천64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티샷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 | 호주골프협회


2020년 도쿄올림픽은 6월 29일 기준 세계랭킹 15위 이내, 한국선수 중 톱 4에 이름을 올려야 출전할 수 있다. 16일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은 고진영(1위) 박성현(2위) 김세영(6위) 순이다. 고진영을 제외하면 도쿄행을 장담할 수 없다. 당장 12위에 머물고 있는 김효주(24·롯데)가 박인비에게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 이후에는 9위 이정은6(24·대방건설)이 타깃이 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 달 이상 대회가 없다는 점이다. 당초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LPGA 아시안투어가 코로나19 탓에 취소됐다. 내달 20일(한국시간)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릴 파운더스 컵부터 재개한다. 3월부터 치르는 13개 대회 성적에 따라 올림픽 출전권이 가려진다. 한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ANA 인스퍼레이션(4월)과 US 여자오픈(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6월) 등 메이저 대회도 3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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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가 16일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에 위치한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2.663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호주골프협회


이미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기분으로 대회를 치른다는 강점이 있다. 세계랭킹 상승을 위해 1월에 열린 시즌 개막전부터 출전을 강행해 지친 피로를 풀 시간을 벌었다는 점도 호재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ISPS 한다 빅오픈에서 컷 탈락한 뒤 퍼트 스트로크를 더 천천히 하는 것으로 조정한 뒤 ‘컴퓨터 퍼트’를 회복한 점도 경쟁자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볼 스트라이킹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데다 클럽 교체로 비거리 상승 효과도 누리고 있다. 퍼트까지 정교하면 사실상 박인비를 뛰어넘을만 한 선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우승으로 역대 28번째 LPGA투어 20승 고지를 밟아 1년 11개월 동안 발목을 잡던 아홉수를 털어낸 점도 박인비가 상승세를 이어갈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아시안 스윙 취소로 개막전을 한 달 이상 연기한 고진영, 박성현 등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소리없는 경쟁의 총성이 울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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