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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산 검사들 만난 자리서 대놓고 추미애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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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는 검사 일” 수사와 분리 반대

재판 과정 유죄입증 책임 강조한

노무현 정부의 공판주의 언급

수사 검사가 기소할 근거로 제시

중앙일보

윤석열(左), 추미애(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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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60) 검찰총장이 추미애(62) 법무부 장관의 ‘검찰 내부 수사, 기소 주체 분리’ 방안에 대해 작심한 듯 반박했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된 공판중심주의와 문재인 정부 작품인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제한’을 반박의 중요 근거로 제시하면서다.

1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은 지난 13일 부산고검·지검을 찾아 직원들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사실상 추 장관의 제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에서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해 기소하는 경우 중립성과 객관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어 내부적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며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의 도입 및 시범 시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13일 간담회에서 검사의 정체성과 관련해 “검사는 소추(기소)권자로서 국가와 정부를 위해 행정, 국가, 민사, 형사 소송을 하는 사람”이라며 “수사는 소추(기소)에 복무하는 개념이고, 소추와 재판을 준비하는 게 검사의 일”이라고 밝혔다. 서두에서부터 검사가 기소권과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분명히 못 박은 것이다.

윤 총장은 이어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인 사법개혁 성과로 일컬어지는 공판중심주의를 언급하고 나섰다. 수사와 기소 분리가 어려운 이유로 사법개혁 및 이로 인한 국가 재판 시스템의 변화를 언급하면서다. 윤 총장은 “검찰은 ‘검찰의 조서를 집어던지라’는 과거 대법원장의 발언을 불쾌하게 생각해 사법부의 구두변론주의, 공판중심주의로의 전환 속도 및 재판 운영 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했다”며 “재판 시스템이 바뀌면 수사 시스템도 바뀔 수밖에 없는 만큼 진술조서 작성 수사 방식에서 벗어나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직접심리주의 강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른 사법개혁 방향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지난 1월 국회를 통과시킨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등장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4년 뒤부터 피고인이 법정에서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할 경우 피의자 신문조서를 증거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윤 총장은 “개정 형소법이 재판에서의 검사 작성 조서 증거능력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돼 이제는 하루빨리 조서 작성 수사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요약하면 진보정부발 개혁 조치들 때문에 검사들에게 기소 이후 재판에서의 유죄 입증 책임이 한층 더 중요해진 만큼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수사 검사가 기소까지 맡아야 한다는 취지다.

윤 총장도 “이 때문에 소송을 준비한 사람(수사 검사)이 소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됐고, 어느 면으로 보나 수사와 소추는 결국 한 덩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 앞에서 조서를 치는 게 수사가 아니며 소추와 재판을 준비하는 게 수사고 검사 및 검찰 수사관의 일”이라며 “판사가 심리했으면 그 사람이 판결을 선고해야 하는 것처럼 검찰도 수사했으면 그 사람이 주문(구형)하는 것이 맞는다”고 덧붙였다. 직접심리주의, 즉 법관이 직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증거를 조사해 형을 선고한다는 원칙이 검찰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역시 같은 취지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노무현·문재인 정권에서 도입한 사법개혁을 제대로 완수하기 위해서라도 수사, 기소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추 장관에게 넌지시 던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박태인·김수민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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