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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우한 실태 고발한 기자 이어… 시진핑 비판한 中교수 연락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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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中대응 비판하며 “처벌 예견…마지막 글 될 수도”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한 교수가 행방불명됐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으로 고발해온 시민기자 2명이 실종된 데 이어 시진핑 주석을 비판한 교수도 연락이 두절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최근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는 글을 작성한 중국 명문대학인 칭화대 법대 교수인 쉬장룬(許章潤)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쉬 교수의 친구들은 가디언을 통해 “그가 수일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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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장룬 중국 칭화대 교수. 칭화대 홈페이지 캡처


쉬 교수는 최근 여러 해외 웹사이트에 기고한 ‘분노하는 인민은 더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중국이 코로나19 조기 대응에 실패한 것은 중국에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자유가 말살됐기 때문”이라며 시진핑 정부의 통제와 검열 시스템을 비판했다. 그는 인터넷과 언론을 통제한 중국 정부의 행태가 코로나19 사태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쉬 교수는 이 글 말미에서 “내가 새로운 처벌을 당할 거라고 너무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며 “실제로 이것은 내가 쓰는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당국을 비판하는 글을 출판했을 때 자유를 제약당했다”며 직무 정지와 교수직 중단 처분을 받은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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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실태를 고발했다 실종된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왼쪽)와 의류업자 팡빈. 연합뉴스


가디언에 따르면 쉬 교수의 지인들은 그가 글을 올린 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이 차단됐고, 수일 동안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쉬장룬의 이름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도 삭제됐으며,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몇 년 전 그와 관련된 기사 몇 건만 검색되는 상태다.

앞서 우한의 실태를 전하면서 중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는 영상을 올렸던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가 행방이 묘연하다는 CNN 보도가 나왔다. 이어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우한의 한 병원 앞에 주차된 승합차에 시신이 놓인 것을 촬영해 공개한 중국 의류 판매업자 팡빈도 연락이 끊긴 상태로 알려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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